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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세아그룹, 특수강社 동시인수 `험난`
입력 2014-09-03 15:57 

[본 기사는 09월 01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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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한 국내 특수강업계 재편에 나선 가운데 다소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포스코특수강 인수가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을 뿐만 아니라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는 현대제철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세아그룹이 재무적 부담 등의 이유로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노조는 포스코특수강이 세아베스틸에 매각되면 많은 노동자들이 고용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상대로 매각 철회를 요구하는 중이다.
포스코특수강 노조가 이같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 삼미특수강이 포스코특수강으로 인수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이 진행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노조측에 따르면 구조조정 인원만 1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부진하긴 하지만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를 그룹 차원에서 팔겠다고 나서니 직원들의 서운함이 클 것"이라면서 "포스코와 세아가 그룹간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한 만큼 딜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는 현대제철과의 힘겨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그룹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전력을 쏟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인수에는 세아베스틸이, 동부특수강 인수에는 세아특수강이 각각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을 합쳐 총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대부분 외부차입 등으로 조달해야 하는데 현대제철과 맞붙는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경쟁이 과열돼 인수가가 치솟기라도 하면 부담은 배가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 단독으로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추진하게 되면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나 계열사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포스코특수강으로 인해 동부특수강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세아특수강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국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의 대형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반대로 동부특수강을 현대제철이 가져 가면 현대·기아차 계열사만으로도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져 세아특수강의 시장 지위가 악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동부특수강 내부에서 일부 직원들이 현대제철로 인수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세아그룹이 포스코나 현대차그룹보다 작은 기업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세아그룹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국내 특수강 시장에서 선두업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M&A가 완료되면 적지 않은 시너지가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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