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수에서 피자 CEO로, `뽕잎피자` 개발해 10평에서 `月1억`
입력 2014-09-03 15:44 
명정길 뽕뜨락피자 대표

요즘 배달 주문 전화는 ‘왕가네 피자 갖다주세요 라고 와요. TV 드라마 PPL 효과가 이렇게 클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2012년부터 여러 드라마에 제작협찬을 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KBS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등장하며 대박 터졌죠. 회사가 눈에 띄게 급성장했어요. 가맹점주들도 매출이 올라 덩실덩실하고 있고요.”

명정길 주식회사 웰빙을 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피자 프랜차이즈 뽕뜨락피자 CEO 겸 피자 연구가다. 그는 90년초부터 20년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며 피자 메뉴와 맛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가 개발한 뽕잎으로 만든 피자 ‘뽕뜨락피자는 그동안 빛을 못보다 최근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명 대표는 1989년 유명 호텔에 근무하던 선배와 함께 동업으로 영등포 양평동에 개인 피자 매장을 차리며 외식업을 시작했다. 개업 3년 만에 체인점 사업을 시작했고, 2000년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발을 들였다. 현재 뽕뜨락피자는 전국 350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올해 중국 진출에 성공해 중국 내에 4개 매장을 오픈했다.

피자 사업을 한지 10년쯤 되었을 때인가? 1999년 사업을 접으려고 했어요. 배달 직원이 트럭과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3번이나 받았어요. 사고 비용을 다 합의해 주고 가게를 넘겨받겠다는 분께 헐값에 처분했습니다. 그 일을 겪고 다시는 배달 사업은 손대지 않기로 결심했었죠.”

명 대표는 매장을 접고 한동안 백수 생활을 했다. ‘한식에 도전해볼까 ‘가게 자리는 어디로 다시 얻을까 등 고민만 하며 세월을 보냈다고. 그러던 중 첫 아이가 태어났다.

자식이 생기니 돈을 벌어야겠더군요. 마냥 손놓고 사업구상만 하고 있을수 없더라고요. 할 줄 아는게 피자 만드는 것뿐이니 결국 다시 피자집을 오픈했습니다. 자본금 2700만원으로 이면도로 상권에 매장을 오픈했어요. 피자 소스를 개량하고 스파게티 메뉴를 추가했어요. 당시 하루에 30~40판을 팔았어요.”

명 대표는 얼마 전까지 제작 협찬을 지원했던 KBS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백수 삼촌(최재철 분)의 스토리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라고 고백했다. 오랜 백수 생활 끝에 피자집을 열어 사장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작가에게 귀띔했다고.


명 대표는 사업은 무조건 차별화가 답이라 여기고 피자 메뉴 개발을 시도했다.

그는 치즈크러스트 피자가 국내에 최초로 선보였을 당시 치즈 스트링을 구할 수 없어 고생한 사연을 털어놨다. 한 업체가 미국 기업과 독점 계약을 체결해 다른 브랜드에서는 치즈 크러스트 피자를 만들 도리가 없었다고. 그는 고민 끝에 자연산 치즈 블록을 구매해 칼로 썰어 넣어 크러스트 피자를 만들었다. 체인점 문의가 들어온 것도 이 시점부터였다.

그는 2000년 잡곡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곡물 피자를 추가로 개발했다. 시금치, 당근즙, 양파 등을 넣은 피자도 만들어 보았다고. 명 대표는 다양한 시도 속에서 하나의 완성 메뉴가 탄생하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브랜드 피자와 어떻게 차별화 시킬까를 가장 주요한 과제로 두고 산다고 강조했다.

당시 프랜차이즈 빵집이 처음 등장했어요. 그전까지는 밀가루 빵이 대세였는데 웰빙 바람이 불며 곡물 빵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죠. 피자에 접목해 곡물 도우 치즈 크러스트 피자를 만들었어요.”

치즈 크러스트 피자와 곡물 피자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출은 급성장했다.

2004년 월매출 7000만원을 찍고 가족의 달 5월의 경우 한달 매출이 1억원 넘게 찍혔다. 그해 말 체인점이 10개로 늘었고, 다음해에 70개 매장을 추가로 더 오픈했다. 그는 단기간 만에 연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 사장이 됐다.

명 대표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가 커져 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피자 체인점이 늘고 월매출이 점점 늘어가니 거만해 지더라고요. 한달이면 체인점이 4~5개씩 늘었어요. 내가 꼭 마법사인냥 주변에서도 부러운 시선을 보냈죠. 돈맛을 알았고, ‘나는 사업가다라는 도취감에 빠져있다 망했습니다. 곡물 피자 특허를 내지 않았던게 발목을 잡았죠. 너도나도 따라했습니다. 경쟁력을 잃었죠.”

명 대표는 2006년 직영점 하나만 남기고 매장을 다 정리했다. 그 무렵 저가 피자도 등장하며 가맹점 개설이 더뎌지고 있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차별화 아이디어를 다시금 생각해냈다. 몸에 좋은 건강한 피자를 콘셉트로 설정하고 동의보감, 의학서적 등을 읽으며 재료를 연구했다.

감초, 녹차, 콩 등으로 피자 도우를 만들어 보았지만 다 실패했어요. 뽕잎으로 도우를 만들어 보았죠. 창업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어요. 고객들 중 몇몇은 끝맛이 쓰다는 의견을 내놓았어요. 아이들도 좋아하는 맛을 만들기 위해 뽕잎의 첨가량을 조절했어요. 지금의 맛을 만들어 내는데 6개월이 더 걸렸습니다.”

명 대표는 2008년 뽕잎을 넣은 피자를 개발하고 ‘뽕뜨락피자 브랜드를 론칭했다. 뽕잎 피자는 다음해 창업박람회에서 인기를 끌었고, 박람회장에서 상담 받은 이들이 찾아와 20개 매장을 개설했다. 뽕뜨락피자는 2년 만에 100호점을 찍었고, 중국까지 진출하게 됐다.

피자 가격은 13000원대로 중가형을 지향합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피자치곤 합리적인 가격이지요.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PPL 광고도 100% 본사 자본으로 집행하고 있어요.”

명 대표는 본사가 탄탄하게 성장해야 직원도 가맹점도 모두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메뉴가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좋은 인력들이 모여 좋은 회사를 만든다”며 직원 복지와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뽕뜨락피자는 직원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한 피자를 시식하기 위한 해외연수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다.

뽕뜨락피자는 국내 8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는 3000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뽕뜨락피자의 창업 비용은 10평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제외하고 4800만원 정도며, 가맹점 평균 월매출은 1700만~1800만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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