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퍼달러 시대의 개막?
입력 2014-09-03 14:57 

미국 경제 확장 국면 지속.연준 긴축 등 추세적인 달러 강세 신호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수퍼달러시대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엔화값이 전거래일(104.35엔)대비 0.7% 떨어진 105.09엔에 마감, 지난 1월초 이후 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전문가들은 조만간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지난 2008년 10월이후 6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 1월 2일(105.44엔)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값은 이날 장중 1.3110달러까지 올라 지난 2013년 9월 6일 이후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유로화외에 스위스 프랑화, 영국 파운드화 대비 각각 10개월래, 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10개 주요통화대비 달러화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달러스폿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34.98까지 상승, 지난 1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강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인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간 통화정책이 달러강세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규모 축소(테이퍼링)에 들어간 연준은 10월말에 지난 2012년 9월 시작한 3차 양적완화(QE3)를 2년 1개월만에 완전 중단할 방침이다. 시장에 풀리는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는 셈으로 그만큼 달러가치는 오르게 된다. 여기에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 로드맵을 짜놓은 상태다. 돈의 값인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달러가치도 오르게 된다. 반면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ECB는 연준식 양적완화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연준 통화정책과는 정반대로 더 많은 유로화를 풀어 경기를 살려야 하는 입장이다. 4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등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BOJ도 추가부양카드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 이후 미국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기조적인 달러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ISM 8월 제조업지수가 전월(57.1)보다 1.9포인트 큰폭 오른 59.0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3월 이후 3년 5개월래 최고치다. 7월 주택건설지출도 전월보다 1.8% 증가한 9,813억달러(연율 기준)에 달했다. 지난 2008년 12월 이후 5년 7개월래 가장 높은 수치로 미국 부동산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 수급은 물론 경기측면에서 추세적인 달러강세 개막을 알리는 강한 신호라는 진단이다. 푸틴 리스크로 인해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표시채권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쏠리는 점도 달러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로.엔 등 주요통화 대비 달러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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