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엔화값이 105엔대로 급락하면서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105엔대로 추락해 오후 2시 현재 105.18엔을 기록했다. 엔화값이 105엔대까지 밀린 것은 올해 초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한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올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소비 투자 등 각종 경기지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본은행이 늦어도 10월까지는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날 아베 총리의 내각 인사에서 시오자키 야스히사 중의원이 후생노동상에 임명된 것도 엔화약세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생노동성은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를 관리하는 부처. 평소 GPIF의 채권 위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시오자키 중의원이 장관이 된 만큼 국내외 주식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식시장 급등과 엔화 약세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일본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장중 7개월 만에 1만5800을 회복하기도 했다.
엔화 약세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내 금융기관들은 올해 말 엔화값이 108엔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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