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투신 여고생, 가족에 남긴 유서에도 '학교폭력' 폭로
입력 2014-09-03 14:28 
학교 폭력 때문에 투신자살한 여고생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도 폭행 피해 사실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일 울산시 북구 자신이 거주하는 1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주 모 고등학교 1학년 김모양은 친구와 가족에게 각각 유서를 남겼습니다. 

3일 김양의 가족이 연합뉴스에 공개한 '유서(가족)'에는 '사실 어제(8월 30일) 늦게 온 이유도 애들에게 맞았어 명치랑, 턱, 뺨. 너무 아팠는데 소리 내면 더 때린다고 해서'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김양은 "그리고 오늘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불러서 나갔더니 쭈그려 앉으라면서 때리려고 하기에 나도 머리채를 잡았어. 안 그러면 더 아프고 맞을 것 같아서'라고 썼습니다. 

또 '이제 얼굴 들고 다닐 의지도 없고 희망도 없는 것 같아'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양은 앞서 일부 공개된 친구들에게 남긴 유서에서도 가해 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김양의 가족들은 딸의 자살 이유가 학교 폭력 때문이라며 가해 학생의 처벌을 원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딸과 가해학생이 한때 친한 사이였다는 이유로 마치 단순 자살인 것처럼 몰아가고 사건 자체가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며 "더는 학교 폭력으로 희생자가 생기지 않는 것이 딸의 바람이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은 또 "학교가 이번 사건을 축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가족이 수사기관에 제출하기 위해 김양 친구들을 대상으로 받고 있는 '탄원서' 중에는 학생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부인이 뭘 물으면 절대 말하지 말라고 선생님들이 말했다', '지금 학교에서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를 묻고 있는데 (단순 자살)로 몰아가려는 것 같다'고 쓴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측은 "은폐·축소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다만 좋지 않은일이 학생들을 통해 퍼지는 것 자체는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경북도교육청은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는 상담이 끝나는 대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을 징계할 방침입니다. 

경주경찰서는 3일 이 학교 전 학생(280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 사례 여부를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숨진 김양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분석, 조사합니다. 김양은 최근 가해 학생들로부터 '집에 없는 데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총 4명의 학생이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폭행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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