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맞을 짓 했네"…막말 판사 징계는 '외면'

【 앵커멘트 】
법원에서 벌어지는 판사들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60건이 넘는 진정이 접수됐는데, 처벌은 거의 없어 피해자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A 씨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상대방과 합의하라는 재판장의 권유를 거절하자 "칠십이 넘어 소송한 사람은 3년을 못 넘기고 죽는다"는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A 씨는 담당 판사가 막말을 했다며 법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징계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5살짜리 딸이 개에 물려 왼쪽 얼굴에 중상을 입자 민사 소송을 낸 B 씨.

상대방과의 조정을 거절하자 담당 판사는 왜 개한테 물렸느냐며 책임을 아이에게 돌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판사도 징계는 피했습니다.

이 밖에도 "여자가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다", "형편이 어려운데 왜 재판을 하느냐"는 등

판사들의 막말은 도를 넘고 있지만, 처벌은 요원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5년 동안 판사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제기된 진정은 모두 67건.

하지만, 이 가운데 서면 경고를 포함해 징계조치는 단 2건에 불과했습니다.

진정서에 판사의 구체적인 발언이 있는 경우에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징계를 외면했습니다.

이에 대해 막말 판사에 대한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