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적으로 해운업계에 대한 비리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선급 직원들과 조선업체의 비리 뿐만아니라 조선업체와 선박부품업체, 설계업체 등에서도 광범위한 뇌물수수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한국선급 직원이 선박검사 편의를 제공하고 조선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선박건조, 설계, 운항 등 해운업체간에도 납품업체 선정 명목으로 돈이 오가는 등 해운업계 전반적으로 비리가 만연했다.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해운업계 비리 연루자 35명 중 12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23명은 불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창원지검은 지난 5월말 특별수사본부 설치하고 그동안 해운업계 비리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선급 수석검사원 이모(58)씨는 지난 2010년께 선박 등록 검사와 관련해 편의제공을 명목으로 한 조선업체 대표 이모(54)씨로부터 52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됐다. 또 한국선급 해외지부장 조모(56)씨는 지난 2008년께 인천과 중국을 운항하는 카페리 역개선에 대해 검사를 하면서 화재탐지장치 미설치, 레이더 결함 등을 알면서도 정상인 것으로 허위 선박검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기소돼 최근 1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같은 선박업체간에도 납품업체 선정 등의 명목으로 금품이 오가는 등 비리로 얼룩졌다. 한 카페리 회사 이사인 윤모(49)씨는 지난 2007년부터 올초까지 선박수리와 각종 선용품 납품업체로부터 업체선정 대가로 8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 해운업체 전현직 사무소장인 심모(60)씨와 김모(66)씨도 최근 수년간 납품업체 선정대가로 각각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요트협회 간부 김씨와 공모한 A(36)씨, 한국선급 간부와 해운업체 임직원 등에게 편의제공 대가로 뇌물을 건넨 선박수리업체와 면세품 납품업체, 선박엔진제조업체 관계자 등 23명은 불구속기소됐다.
김영대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이번 수사과정에서 건조에서 운항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해운관련 업체들이 장기간에 걸쳐 상호 뇌물을 주고 받는 등 불법적인 관행이 확인됐다"며 "상시단속 시스테ㄹ 마련하고 국무총리실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에 제도개선 건의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