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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의 간절한 외침 “계속 관심 가져달라”
입력 2014-09-01 12:09  | 수정 2014-09-01 12:11
사진(서울, 장충동)=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장충동) 김원익 기자] 29년만에 세계정상에 오른 리틀야구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는 낙관적이다. 그렇지만 인프라의 개선과 지원 등의 근본 문제 해결에 더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부의 간절한 목소리도 컸다. 29년만의 우승이라는 그 긴 시간의 틈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함이다.
1984년과 1985년 연속 우승 이후 29년 만에 세계정상에 오른 리틀야구 대표팀은 1일 서울 장충동 장충리틀야구장에서 세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우승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이날 박종욱 감독과 선수단의 기적 같은 전승 우승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전국 158개팀밖에 없는 한국 리틀야구가 700여개 팀이 등록된 일본과 2만개가 넘는 리틀야구 팀이 있는 미국을 차례로 꺾은 것은 기적이나 다름 없는 일이다.
특히 한국은 리틀야구 전용구장이 전국에 불과 7개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선수들은 전용구장이 아닌 공터나 학교 운동장, 사회인 야구 사설 야구장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야구를 하고 있다.
선수단이 이번대회서 가장 놀란 것 역시 차원이 다른 환경과 성인대회 못지 않게 쏟아지는 뜨거운 관심이었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는 ESPN과 NBC등 대형 방송사들이 대회 전체를 생중계하고 경기 당 평균 1만여명 이상의 관중들이 운집하는 등 뜨거운 열기속에 대회가 열렸다.
박종욱 대표팀 감독은 우리나라 프로야구보다 좋은 환경과 좋은 시설에 깜짝 놀랐다. 시설이 정말 좋았다”며 현지에서 느낀 충격을 전했다.

특히 경기장에 깜짝 놀랐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나 나 모두 천연잔디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볼이 굴러가는 속도에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다”면서 원래는 타구를 처리할 때 여유있게 스피드를 죽여서 잡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구장을 밟고나서 바로 노선을 바꿨다. 안전하게 타이밍을 더 빠르게 가져가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바꿨다”며 전략을 바꿔야 했던 배경도 전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장 황재영은 리틀야구가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지도 몰랐고 환경이 정말 잘돼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거기서 대해주는 지원이나 관심도 상상이상이었다. 사인을 해달라는 팬들도 있었다”며 대회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들로 대회 환경과 열기를 꼽았다.
한국과는 천지차이인 관심. 황재영은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리틀야구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한국 리틀야구의 위치는 어느정도일까. 박 감독은 처음에는 우승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우승 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서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은 월등한 체격조건과 파워”라고 꼽았다.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월드시리즈임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박 감독은 수비는 확실히 일본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에 비해서 월등히 좋다”면서도 하지만 체격 조건과 배팅의 힘은 우리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단순히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현재 리틀야구의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박 감독의 평가. 박 감독은 지난해도 코치로 대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작년에는 비록 탈락했지만 체격 조건도 좋고 실력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제 다음 과제는 이런 선전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29년의 틈이 이제 좁혀질 수 있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감독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자신했다.
인프라 개선에 대한 열망은 컸다. 박 감독은 운동장은 하루아침에 해결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화성시에서 많이 힘써주셔서 6면이 새로 생기게 됐는데 더 관심을 가져주셔서 수도권에 장충 리틀야구장 같은 전용구장이 생기면 더 힘을 내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9년만에 리틀야구 대표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박종욱 감독의 소망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었다. 사진(서울, 장충동)=곽혜미 기자
단순히 야구장뿐만 아니라 지원에서도 놀란 것이 많았던 이번 월드시리즈였다. 박 감독은 전체 선수단의 항공권과 수박, 수십만원에 달하는 유니폼, 모자, 장비 등을 모두 지원받았다”면서 한 국가당 1억원 정도의 경비가 들었을 것”이라며 파격적인 대회지원에 대해 전했다.
박 감독은 이어 우리 역시 연맹을 통해서 대회에 출전하기 전 유니폼과 스파이크 등의 장비를 새롭게 지원받았고 연맹에서도 많이 힘을 써주고 있다. 또 KBO를 통해 1년에 얼마간 전체 리틀야구팀에 지원이 나온다”면서 그것만 해도 참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와 같은 일에는 국가에서도 지원을 더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 감독은 향후 리틀야구팀의 선전의 조건으로 ‘많은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을 꼽기도 했다. 박 감독은 교류전 같은 것들을 통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가에서 더 지원을 해준다면 학부모님이나 학생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984년과 1985년 2년 연속 우승의 찬란한 황금기 이후 긴 암흑기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 리틀야구다. 리틀야구가 학원야구를 보조하는 건강한 대안이자 또 중요한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음은 이미 풍성해진 유소년 야구의 전체 크기로 증명됐다. 이번 우승은 그 정점을 찍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계속된 관심이 없다면 이는 다시 모래 위에 지어진 집처럼 무너질지도 모른다. 관심을 더 가져 달라”는 리틀야구의 외침은 소박했지만 그래서 더 간절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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