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서울의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됩니다.
또한 대규모 택지 공급제도인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돼 경기 분당·일산 같은 대규모 신도시는 앞으로 조성되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 방안'(9·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매매 시장은 침체 국면에서 회복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견고하지 못해 본격 회복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 신규분양 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의 거래를 활성화해 주택시장의 활력을 회복시키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책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준공 후 20∼40년으로 돼 있는 재건축 연한의 상한이 30년으로 완화됩니다.
이로써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정해놓은 서울·경기·부산·인천·광주·대전 등에서 재건축 연한이 단축되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재건축 연한은 재건축 사업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으로 이를 채워야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으며, 또 연한을 체웠을 경우 구조안전에 큰 문제가 없어도 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 부족이나 배관 노후화, 층간소음, 낮은 에너지 효율 등으로 생활 불편이 크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안전진단에서 '주거환경'의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시·군·구가 지원하는 공공관리제는 '공공지원제'로 명칭이 바뀌면서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이 원할 경우 사업시행인가 전에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바뀝니다.
재개발 사업 때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도 완화됩니다.
종전의 연면적 기준은 폐지되고 가구 수 기준도 최대 5%포인트 인하해 수도권은 15%, 비수도권 12% 이하를 짓도록 했습니다.
청약제도에서 1순위의 요건이 현행 가입 2년에서 가입 1년으로 완화되고, 국민주택은 13단계, 민영주택은 5단계로 나뉘어 있는 입주자 선정 절차가 3단계씩으로 대폭 간소화됩니다.
또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에 대한 가점제는 내년 1월부터 시장·군수·구청장이 공급 물량의 40%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지자체 여건에 따라 100% 추첨으로 공급할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민영주택 가점제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주택 한 채당 5∼10점을 감점하던 제도는 중복 차별이라고 보고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종합저축 등 4종류에 달하는 청약통장은 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되고, 청약통장으로 받을 수 있는 주택은 국민주택과 민영주택 2가지로 줄어듭니다.
한편 분당·일산 등 대규모 신도시 건설의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은 폐지됩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대규모의 도시 개발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조치로써 올해 중 법이 폐지되면 1980년 도입 이래 34년 만에 신도시 건설의 법적 토대가 소멸되는 것 입니다.
2017년까지 3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개발제한구역(GB)을 해제한 면적이 50% 이상인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 시행되는 전매 제한과 의무거주는 기한이 완화되며, 전매 제한은 2∼8년에서 1∼6년으로, 의무거주는 1∼5년에서 0∼3년으로 단축됩니다.
수도권과 혁신도시 등에서 신규주택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을 반영해 LH 분양 물량의 일부를 시범적으로 후분양으로 전환하고, LH 토지은행을 통해 민간에 택지를 공급하는 시기도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집값이 떨어져 담보가치가 대출금보다 작아져도 담보주택만 내놓으면 되는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 제도를 소득이 낮은 계층에 대해 시범적으로 도입합니다.
또 시중은행의 수준에 맞춰 디딤돌 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 적용하고 시중금리와 역전되지 않도록 디딤돌 대출 금리도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 가을 이사철을 맞아 임대주택의 공급을 단기적으로 확대하고 임대주택 시장에 민간 참여가 활발해지도록 임대주택 리츠(부동산 투자회사)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을 유지하는 등 세제·금융 지원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 가운데 시행령·규칙을 개정할 사안은 9∼10월 중 입법예고를 하고, 법을 고쳐야 할 사항은 9월 중 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는 등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