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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없다던 ‘엄마의 정원’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입력 2014-08-29 11:01 
사진=엄마의 정원 캡처
[MBN스타 금빛나 기자] 막장의 요소가 있을지언정 절대 자극적으로 풀어나가지 않겠다던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는 지금 어떤 꽃들이 피어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엄마의 정원이 건강하고 밝은 향내를 내기보다 비뚤어지고 잘못된 기운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의 정원을 향한 인기는 뜨겁다. 지난 한주 동안 평균시청률 1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최고시청률 14.9%(8월18일)을 기록한 ‘엄마의 정원은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석권한지 오래다. 첫 방송 시청률 9.4%로 시작해 6.5%까지 떨어졌던 초반과 비교하면 현재의 ‘엄마의 정원은 괄목할만한 성적. 이 같은 ‘엄마의 정원은 MBC가 9시 ‘뉴스데스크를 대신 그 자리에 일일드라마 편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다.

‘엄마의 정원의 시청률 상승곡선 뒤에는 바로 ‘막장 시어머니 경숙(김창숙 분)의 활약이 한몫했다. 처음 극에서 그려진 경숙의 캐릭터는 부잣집 마나님이기는 하지만 ‘사모님이라고 불리기에는 2% 허술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인물이었다. 위압적인 남편과 함께 살면서 자식사랑이 지극했던 경숙은 점차 악독한 시집살이를 보여주는 시어머니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둘째 아들 기준(최태준)과 교제하는 윤주(정유미 분)를 못마땅하게 본 경숙은 이들의 결혼을 극심하게 반대해 왔었다. 심지어 기준을 구하다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윤주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는커녕, 다 너희가 헤어지지 않아 생긴 일이니 당장 헤어지라고 닦달하기까지 했다.

경숙의 극심한 반대에도 결혼에 성공한 윤주는 기준과의 결혼에 성공했고, 이후 윤주의 ‘시월드 고생기는 활짝 열린다. 마지못해 윤주를 며느리로 받아들인 경숙은 유능한 수의사였던 윤주에게 압박을 가해 동물병원을 그만두게 할 뿐 아니라, 그가 하는 집안일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윤주를 들들 볶아왔다. 심지어 성준(고세원 분)과 결혼을 앞둔 부잣집 딸 혜린(유영 분)과 드러내놓고 차별을 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 했다.

경숙의 막장행동은 손자에 대한 집착이 더해지면서 가중된다. 손자에 대한 욕심이 큰 경숙은 계속해서 윤주에게 임신을 강요해왔다. 그 상황 가운데 윤주의 불임사실을 알게 된 경숙은 윤주에게 대리모를 권유할 뿐 아니라, 급기야 윤주의 어머니들에게 찾아가 딸이 하자가 있으니 다시 데리고 가라. 그게 경우 아니냐. 윤주 때문에 우리 집이 개족보가 됐다”는 모욕적인 언행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세상은 넓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라지만, 확실히 작품 속 경숙의 모습은 일반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오히려 구시대적인 고루한사고, 몰상식적인 행동, 남을 배려하지 않는 언어폭력, 이혼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 속 시어머니들과 더 흡사하다.


지난 3월 진행됐던 ‘엄마의 정원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막장 소재는 있을지언정 이를 자극적으로 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 PD의 말과는 달리 ‘엄마의 정원의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주인공 커플이 헤어지기 바란 건 이번 드라마가 처음이다. 무조건 참고 견디는 주인공이 이해되지 않는다.” ‘엄마의 정원을 보면 늘 화가 난다.” 경숙 이라는 인물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등으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엄마의 정원이지만 지금의 모양새는 이전 일일드라마들과 같은 막장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고부갈등을 선택한 ‘엄마의 정원이 이대로도 좋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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