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부 내년 1弗 1050~1070원 예측
입력 2014-08-28 17:35 
정부가 201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내년 달러당 원화값을 1050~1070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042.8원, 최근에는 1010원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내년에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셈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2015년 소요될 외화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원화 세출의 기준이 되는 내년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1070원으로 책정됐다. 외교부 등 일부 부처는 해외공관 운용 등 목적으로 외화예산을 책정받는데, 원화로 세금을 걷는 정부는 내년 환율을 감안해 원화로 환산한 예산을 준다. 올해 외화예산은 총 41억2000만달러(약 4조1800억원) 규모로, 작년 예산 편성 당시 달러당 1120원의 환율을 적용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화예산을 편성하는 기준으로 쓰이는 내년 평균 환율을 내부적으로 1070원으로 책정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외화예산을 책정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을 1070원으로 보고 편성작업을 벌이다가 최근 105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부는 다음해 외화예산을 편성할 때 최근 3개월 평균 환율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최근 석 달간 달러당 원화값(1021.5원)보다 30~50원가량 낮은 기준을 적용한 건 원고 기조가 내년엔 상당히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기업과 민간 연구소의 내년 환율 전망은 들쑥날쑥하다. 내년부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전 세계의 달러를 빨아들여 원화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관점과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선진국 양적 완화가 강화되고 한국의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원화값이 달러당 1000원대로 더 오를 것이라는 관점이 맞서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재부가 내부적으로 내년 환율을 1050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면 기업과 시장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원화값 하락)으로 내다보는 셈"이라며 "외환시장의 가장 큰 플레이어로 환율 정책을 수행하는 정부의 환율 전망은 전망 그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정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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