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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호의 ‘근성’…잠든 巨人을 깨울까
입력 2014-08-28 07:16 
롯데 자이언츠의 하준호가 27일 사직 삼성전에서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경기-20안타를 목표로 1군에 올라왔다. 어떻게든 그 목표를 이루겠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하준호(25)의 독기 어린 눈빛이 번뜩였다. 그는 롯데의 새 근성맨 중 하나. 그런 하준호가 롯데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롯데가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 두산에 승률에서 앞선 5위로 올라섰다. 또 4위 LG와 3경기 차로 유지하게 됐다.
하준호는 이날 롯데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좌익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이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세운 가장 좋은 기록이기도 하다.
0-2로 끌려가던 3회 하준호는 선두타자로 등장, 삼성 선발 마틴의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이는 데뷔 후 자신의 첫 홈런. 타구 쏜살같이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담장을 넘어갔다.
하지만 롯데 역전의 신호탄이 되는 안타는 4회에 기록했다. 1-3으로 뒤진 4회 2사 후 신본기와 김민하의 안타로 1,2루 찬스를 만든 상황에서 하준호가 다시 타석에 들어서 마틴에게 중전 적시타를 뽑았다. 이는 롯데 역전의 신호탄이 됐다. 이후 롯데는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 정훈의 1타점 중전적시타가 잇따르면서 2점차 리드를 잡게 됐다.
이후 하준호는 7-4로 앞선 8회 무사 1,3루에서 삼성 김건한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뽑으며 이날 경기 쐐기를 박아버렸다. 자신의 1군 첫 홈런과 멀티히트까지 만점활약이었다.

경기 후 하준호는 오늘 멀티히트를 치겠다는 목표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이날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타격할 때 타이밍이 뒤에 맞는 느낌이 있어서 마음껏 휘둘렀는데 결과적으로 좋았다. 1군에 올라올 때 20경기-20안타를 치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올라왔는데, 오늘까지 19경기를 치렀다. 목표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19경기 출전에 13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날 홈런에 대해서 하준호는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고, 자신있게 스윙을 했는데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이라 그대로 넘어갈지 몰랐다”며 2군에서 홈런을 쳤을 때와 차이는 모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1번으로 입단한 하준호는 신인시절만 하더라도 투수였다. 하지만 공익근무 후 타자로 전향했고, 이제 빛을 보려고 한다. 특히 부산 출신이라는 점과 반짝이는 눈빛과 매서운 스윙은 손아섭의 그것과 닯아보여 최근 롯데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준호 역시 ‘근성을 외치고 있다.
최근 연패 기간 중 좌익수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지만 하준호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았다. 그는 내 실수로 놓친 경기도 많다고 생각한다. 좀 더 집중해서 실수를 줄이는 게 신경 쓰겠다. 팀이 어떻게든 다시 4강에 올라가는데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하준호의 등에 새겨진 10번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하루였다. 바로 고교 선배이자 역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롯데의 역사적인 4번타자로 남은 이대호의 번호가 10번이었다. 이대호라는 부담감 때문에 여러 선수가 고사했던 10번을 자청해서 달라고 했던 하준호는 이젠 내 번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돌함이 아닌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근성을 앞세운 하준호의 발견이 롯데가 4위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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