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처리속도는 두배로 높이고 전력소비는 절반으로 줄인 서버용 D램 메모리 제품 양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27일 메모리칩을 금선으로 연결하는 대신 칩을 수직으로 쌓아 성능을 높인 64GB 차세대 DDR4 서버용 D램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사용된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3차원 반도체 적층기술을 D램 메모리로 확대 적용한 것으로 세계 최초의 D램 메모리 제조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세계 최초로 3차원 V낸드 플래시를 양산했으며 이번에도 최초로 DDR4 램에 적층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세계 3차원 메모리 반도체 시대를 주도하게 됐다. 3차원 D램은 기존 D램과 비교할 때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동작속도가 2배 빠르며 소비전력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선보인 64GB 대용량 서버용 DDR4 모듈과 조만간 출시되는 글로벌 IT업체들의 차세대 서버용 CPU를 연계해 DDR4 신규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서버 D램 시장이 DDR3 D램에서 DDR4 D램으로 전환되는 경향에 맞춰 64GB 이상의 고용량 DDR4 모듈도 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은 세계적으로 386억 달러에 달하며 그 중 서버 시장이 20%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딩 컴퓨터 비중이 늘어나고 서버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종류도 늘고 있어 향후 고용량 D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D램 제조에 도입한 3차원 공정은 TSV적층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금선을 이용해 칩을 연결하는 대신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칩 상하단을 전극으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4Gb D램을 4층으로 쌓은 후 36개를 이은 것으로 DDR4 D램에 144개의 D램 칩이 밀집했다. TSV적층 기술은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 얇게 깎은 다음 수백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상단 칩과 하단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한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SV 기술을 통해 지금은 최대 4층까지 밖에 쌓지 못하던 기술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칩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64GB 이상 대용량 제품 양산도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TSV 기반 D램 모듈을 개발한 바 있으며 올해 비로소 TSV 전용 공정을 구축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 해 양산을 시작한 3차원 V낸드 기술은 메모리 셀을 적층하는 기술이고 이번 3차원 TSV 기술은 메모리 칩을 쌓는 기술로 각각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D램 메모리 제조에 적용된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이번 TSV기반 D램 모듈 양산으로 하반기 업계 차세대 CPU 출시에 맞춘 초절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프리미엄 DDR4 D램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3차원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라인업을 한 발 앞서 출시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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