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가 불어난 하천에 휩쓸린 사고가 발생한 경남 창원에서 어린이들이 탄 통학버스도 침수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경찰의 신속한 구조로 사고를 모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6일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25일 오후 2시33분 창원시마산합포구 덕동삼거리에서 어린이 8명이 탄 25인승 통학버스가 침수되고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김태범 경위와 김민혁 순경은 도로 한가운데서 차량 하부가 1m 넘게 물에 잠긴 통학버스를 발견했습니다.
이 버스는 인근 현동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태우고 운행하다가 지대가 낮은 사고지점에서 물에 잠겨 시동이 꺼지면서 꼼짝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출입문도 수압 때문에 열기 힘든데다 물살이 세서 어린이들을 밖으로 탈출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한 버스 운전사도 차 안에서 구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경위는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신발을 벗은 채 허리까지 올라오는 물길을 헤치고 버스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어린이들을 1명씩 안고 순찰차가 있는 안전한 곳까지 50여m 정도를 걸어 나왔습니다.
그러자 김 순경과 현장에 함께 도착한 119구급대원들도 버스에서 아이들을 구조했습니다.
현장 도착 이후 12분 만에 8명의 어린이를 순찰차가 있는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이어 구조한 아이들은 119구급차로 안전하게 귀가시켰습니다.
긴급하게 구조하지 않았다면 어린이들이 물이 차올라오는 차량에 고립되거나 휩쓸려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김 경위는 "폭우가 쏟아져 침수된 도로 물살이 세고 물 높이도 어른 허리까지 올라오는 상황에서 구조활동도 위험했지만, 강한 물살에 차량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휩쓸릴 것으로 보여 주저하지 않고 구조작업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폭우 속 어린이 안전을 먼저 고려한 경찰의 구조활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