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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 상위지명 `잔혹사` 안태경이 끊을까
입력 2014-08-26 06:48 
사진(서울, 역삼)=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고민 중 하나는 신인 투수들이 제때 성장을 못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0년 간 2004년 1차 지명으로 뽑은 장원준을 빼고는 상위라운드에서 뽑힌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기만 하다. 2005년 2차 1번이었던 조정훈도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던 투수지만 현재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2006년 2차 1번 나승현도 2군에 머물러있다.
2008년 2차 1번으로 뽑은 하준호는 지난해 병역을 해결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2009년 1차지명자인 오병일은 2차드래프를 통해 SK로 팀을 옮겼다. SK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이후 오수호로 개명하고 새출발의 의지를 다졌지만, 1군에서의 활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잔혹사라 할 만하다.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됐던 2010년부터 2013년은 더 심각하다. 모두 투수가 지명됐지만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다. 2010년 1라운더 홍재영도 존재감이 희미해진지 오래고, 2011년 1라운더 김명성은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2012년 1라운더 김원중은 입단 후 바로 수술을 받은 후 현재 공익근무 중이고, 2013년 1번 픽인 송주은도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다시 한 번 투수를 상위픽에서 뽑았다. 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해외복귀파 투수 안태경을 지명한 것이다. 올 시즌 1차지명으로는 포수인 강동관(부경고)을 뽑았기 때문에 2차지명 1라운드에서는 투수를 뽑으리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안태경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도 예상 밖이라는 시선이 많다. 안태경은 부산고를 졸업반인 2008년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193cm, 93kg의 건장한 체격을 앞세워 140km 후반대 직구를 던지는 안태경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안태경은 2012시즌 중반 방출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해외 프로구단에 입단했던 선수는 야구규약상 2년 간 국내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 이에 안태경은 이 기간 중 병역을 해결했다. 현역으로 입대해서 강원도 철원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달에 전역했다.

물론 이런 점이 안태경을 전체 5순위로 뽑은 것에 물음표를 더 하는 것도 사실이다. 틈틈이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는 공익근무가 아닌 최전방에서 근무한 그가 과연 제대로 몸을 만들었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안태경은 전역한지 열흘 도 안 돼 열린 고교, 대학 재학 선수가 아닌 일반 드래프트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한 트라이아웃에서 142km의 공을 던져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고 알려졌다.
조성우 롯데 스카우트팀장은 군 제대 후 열흘 만에 공을 던졌다. 몸상태도 제대로 안됐는데 최상의 투구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원래 지난 2009년 1차지명을 고려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였다”고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많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 마무리훈련이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해도 앞으로 시간을 갖고 꾸준히 몸을 만들면 분명히 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과연 구단의 기대처럼 해외파 안태경이 최근 롯데의 투수 상위픽 잔혹사를 끊을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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