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체면 구겼던 `큰형` 현대차 주가바닥論
입력 2014-08-25 17:10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 '큰형'으로서 체면을 구긴 현대차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지난 상반기 현대차는 실적 면에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주가수익률은 동생 기아차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 비해서도 좋지 못했다. 7월 말 상승세를 타는 듯하던 주가도 이달 들어 꺾여 최근 52주 신저가에 근접했을 정도다. 25일에는 0.22% 소폭 상승한 22만5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파업과 엔저라는 양대 악재를 신차 효과와 중국 4ㆍ5공장 건설이라는 양대 호재로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파업 여파로 인해 이달 들어 8.35% 하락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일 부분 파업, 지난주 말 특근 거부에 이어 25~26일에도 잔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부분 파업과 특근 거부로 차량 50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1100억원 상당의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임금 문제라는 걸림돌 때문에 신속한 타결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주춤했던 엔저도 최근 다시 꿈틀거리면서 현대차의 상대적 가격경쟁력에 대한 염려도 나온다. 올해 들어 101~102엔대에서 유지되던 달러ㆍ엔 환율은 지난 20일 103엔선을 상향 돌파한 데 이어 22일 104엔대로 치솟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경제가 2분기에 -6.8%(잠정치ㆍ연율 기준)의 역성장을 하는 등 4월 소비세 인상 여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본은행의 추가 통화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달러ㆍ엔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파업과 엔저가 생각만큼 큰 악재가 아니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파업 장기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추석 연휴가 일찍 시작하는 데다 노조 집행부가 온건파이고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가 지나고 협상이 타결된 해는 1999년과 2001년 단 두 번뿐"이라며 "올해도 추석 전에 파업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저가 현대차 수익성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이 이미 현지 생산체제를 많이 구축해서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변화는 크지 않다"며 "다만 일본 업체들이 엔저의 도움을 받아 해외 시장에서 마케팅을 조금 강화하는 등 일부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부터는 신차 효과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상반기 기아차 주가가 선진국 신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전했듯이, 하반기에는 현대차가 엔저ㆍ파업 문제를 잘 극복할 경우 제네시스ㆍLF쏘나타ㆍi10ㆍi20 등 미국ㆍ유럽 출시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충칭 4공장을 30만대, 창저우 5공장을 20만대 규모로 건설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중국 4ㆍ5공장이 2016년 완공되면 현대차는 기존 베이징현대(105만대), 쓰촨현대(16만대)를 포함해 중국에서만 171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이번 공장 건설로 중국 서부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현대차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시영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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