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아빠께 손주를 빨리 안겨드리고 싶어요. 아이에게 베트남의 발전된 모습도 보여주고, 처음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여행도 하면서 엄마 나라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23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 있던 누엔티누엔(한국명 황재희·30)씨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6년 결혼 이후 처음으로 친정을 방문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누엔티누엔씨의 가족을 포함한 다문화가정 20가족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삼성생명은 2007년부터 한국여성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함께 '다문화아동 외가 방문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문화아동들이 외가를 방문해 엄마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남편과 아내, 자녀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는 것.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베트남, 필리핀, 몽골, 태국 출신 이주여성 214가족(776명), 올해까지 포함하면 총 234가족(855명)이 모국을 방문하게 됐다.
올해 참가자는 공모기간인 5월에 참가를 신청한 100가족 중 출생 후 한 번도 외가를 방문하지 못한 다문화아동 가족을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의 참가자들은 오는 31일까지 7박 9일간 호치민 팀(10가족)과 하노이 팀(10가족)으로 나눠져 외가를 방문하게 된다. 5박 6일 동안 외가를 방문해 베트남 식구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이후 3일 동안은 베트남 외가식구 및 가족들이 함께 가족관계증진 프로그램, 자녀 프로그램, 문화체험 등에 참가하며 우애를 다진다.
28일에는 전대주 주베트남 대사 및 뚜엣 마이 베트남 여성연맹, 조형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황재용 삼성생명 하노이주재사무소장, 박락종 한국문화원 원장 등이 참석해 다문화아동 외가방문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25일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 사업은 다문화아동에게 외가방문의 기쁨을 주고 엄마의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8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사업"이라며 "실제 과거 참가가족들의 경우 남편과 자녀들이 처가 및 외가를 방문하게 되면서 가족간의 이해와 화합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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