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초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장시간' 양자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APEC 고위관리회의(SOM)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왕(중국명 王曉岷) 주중 미국대사관 공사는 25일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예상 주제는 한반도 문제와 미중 경제협력 발전 문제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공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를 정해 시 주석과 심도 있는 양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캘리포니아 회담 때와 비슷하게 양국 정상은 긴 시간을 할애해 개인적 교류와 소통의 시간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공사는 "신형대국관계를 추진하는 미중 양국은 지난번 캘리포니아에서 가진 정상회담의 효과가 매우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양국 정상의 회담 장소는 베이징 화이러우(懷柔) 부근의 모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파격적인 방식으로 첫 정상회담을 하고 각종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왕 공사의 말을 종합해 볼 때 미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최소 몇시간 이상 '릴레이'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북핵 대화 재개 여부와 한반도 정세의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올해 초 북한의 추가핵실험 위협에 이어 북한의 위협· 경고 메시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둘러싼 한미와 중국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왕 공사는 "이번 회의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존 케리 국무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참석이 확정됐다"면서 "상무부 장관과 농업무 장관은 참석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APEC 기간 미국은 에너지와 새로운 에너지자원, 여성기업가, 인터넷, 정신·심리건강, 정부의 투명성, 반부패 협력 등에 대해 각국 대표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공사는 또 "몇 년이 지나면 APEC이 아시아 공동체로 발전하거나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조직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밖에 그는 "미국이 개발중인 셰일가스가 언제쯤 중국에 수출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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