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득관의 說왕說래] 삼성전자 실적 나오는 날만 알아도 실적이 보인다?
입력 2014-08-22 16:25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 대장주'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1000여개 상장사가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한 회사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15% 정도다. 사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이상인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시기를 보면 실적이 좋게 나올지, 나쁘게 나올지를 미리 알 수 있다는 '화요일 징크스'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두 번에 걸쳐 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한 분기가 끝난 다음주 금요일에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그 달 말경에 확정치를 내놓는다. 잠정 실적 발표를 회사 사정으로 금요일에 하지 못하면 발표일이 보통 다음주 화요일로 넘어가게 된다. 화요일 징크스는 이렇게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금요일이 아닌 다음주 화요일로 미루면 실적이 좋지 않다는 속설이다.
실제로 최근의 실적 발표 시기와 실적을 비교해보면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총 12회의 분기 실적 중 8회를 금요일에, 4회를 화요일에 발표했다.

8회의 금요일 발표 중 6회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이 나왔다. 특히 이 가운데 5번은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계속해서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워가던 2011년 3분기부터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선 2012년 3분기까지의 실적은 모두 금요일에 나왔다. 또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선 2013년 3분기 실적 발표일도 금요일이었다.
반면 화요일에 나온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총 4회의 실적 발표 가운데 3회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어닝 쇼크로 평가받은 지난해 4분기와 올 2분기의 실적 발표도 모두 화요일이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더 신중하게 실적을 검토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실적발표가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 대한 또다른 속설이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확정치는 항상 분기말 직후에 발표하는 잠정치보다 크다는 것이다.
매분기 말 직후 첫 금요일이나 그 다음주 화요일에 진행되는 삼성전자 실적 잠정치는 7조2000억원처럼 천억원 단위까지만 발표된다. 투자자들은 별다른 돌발 변수가 없는 한 확정치는 7조1500억원에서 7조2499억원 사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7조2000억보다 적은 숫자는 발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자체 전망인 가이던스를 항상 보수적으로 내놓는 삼성전자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도 그렇다. 지난 2011년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은 잠정치보다 항상 많았다. 예를 들어 지난 2013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이었는데 확정된 숫자는 8조3113억원이었고 2014년 1분기에도 잠정치가 8조4000억원, 확정치가 8조4888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속설은 최근에 깨졌다. 어닝쇼크가 났던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1873억원으로 당초 내놓은 잠정치 7조2000억원보다 적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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