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명량’ 김한민 감독 “이순신이 현 시점에 나와야 된다고 생각”
입력 2014-08-22 10:44 
사진=곽혜미 기자
장군, 이 싸움은 불가합니다”
조선 최고의 장군 이순신(최민식 분)은 위기에 빠진 조선의 수군을 이끌 삼도 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다. 왜군에 대한 두려움이 퍼진 조선 수군의 현실을 지켜보며 번민에 휩싸인 그는 마지막 남은 거북선마저 불에 타버리자 절규한다. 그러나 결코 조선의 바다를 포기할 수 없는 이순신 장군.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은 12척의 배를 이끌고 330척 왜군에 맞선다. 이 싸움에는 이순신 장군의 오른팔 격이자 충직한 장군 안위(이승준 분)가 합류해 그를 돕는다. / ‘명량


[MBN스타 손진아 기자]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영화 ‘명량의 성공 가능성을. 하지만 이 정도의 파급력을 몰고 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역시 그랬다. 전혀 예상 못했다. 스코어를 받아보고 놀라워하고 있다. 아직 느낌이 확 오진 않는다. 지금은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고 하는 그는 아직 ‘명량이 세운 기록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해 했다.

‘명량은 올해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신기록에 다시 신기록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국내 최고 흥행한 영화 ‘아바타를 뛰어 넘고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이 뿐이랴. 지난 19일에는 누적 관객 수 1500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진기록을 세웠다.

김한민 감독은 3년 전부터 ‘명량을 기획했다. ‘명량이라는 해전 자체가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해전 중 명량해전이 가장 극적인 해전이고, 이순신 장군의 정신적 요체가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명량해전에는 이순신 장군의 자기희생, 솔선수범, 좌절스러운 상황을 어떤 승리로 역전시켜 낸 힘이 있다. ‘명량이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용기를 얻게 됐다고 하는 분들도 있더라.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여러 시대 상황이 잘 맞물린 것 같다.”

김 감독은 전작 ‘최종병기 활에 이어 사극 영화를 만들었다. ‘최종병기 활이 성공을 거두면서 자신감도 생겼지만 무엇보다 ‘명량을 연출하는데 있어서 큰 디딤돌이 됐다. 처음 도전해보는 해상전투신 등 많은 도전이 필요했지만 그는 분명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명량을 완성하게 됐다.

이순신 장군 영화가 지금 시점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만 이순신 장군 영화를 만들 때, 관객과 어떻게 소통시킬 것인가가 화두였다. 그래서 해상전투를 포커스로 놓아보자, 이순신의 인간적으로 표현해보자는 게 있었다. 관객과 소통이 된다면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명량은 공식적으로는 3년이 걸렸지만 구상은 4년 전부터였다. 작년 7월에 크랭크업을 했지만 작업은 개봉 전인 2014년 7월까지 이어졌다. 김한민 감독에게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물으니 전체적으로 다 애를 먹이긴 했는데, 마지막까지 빡빡했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실제 명량해전에서는 거북선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명량에서는 거북선이 등장했다. 활약하지 못했던 거북선이 영화 속에 등장했을 때 관객들은 갸우뚱 거리며 의아해하거나, 거북선을 등장 시킨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쏟아냈다.

역사적으로는 거북선 3척도 불탔다고 했다. 내가 지인들에게 ‘명량을 한다고 하니까 다들 ‘거북선이 나오냐고 물어봤다. 뒤늦게 깨달은 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거였다. 거북선이 불타 소실되면서 이순신의 좌절을 밑바닥까지 보여주는데, 그건 하나의 장치였다. 그래도 좀 아쉽기도 해서 한 번 더 등장시켰다.”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을 비롯해 ‘명량에는 류승룡, 조진웅, 진구, 이정현, 이승준, 박보검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했다. 특히 흥행에 성공하며 호평도 받았지만 수많은 조연 배우들의 분량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고경표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만 (고경표가 맡은) 역할이 크기 않은 역할이었다. 갑판에 있는 병사의 시점을 넣고 싶었다. 그래서 고경표에게 해보자고 했는데 하겠다고 하더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영화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것 같다. 몇 부작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면 그렇게 안됐을 것 같다.”

본능적으로 역사적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김 감독은 자신의 흥미를 한껏 끌어올려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사극의 멋과 맛이 살아있는 매력에 푹 빠져있는 그는 사극은 만들수록 좋아진다”매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명량의 거침 없는 흥행은 ‘명량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풍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그에게 ‘천운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으니 천운이 따랐던 것 같다. 마치 마지막 이순신 장군이 이회와 갈대밭을 걸으며 천행이었다는 말을 하는데 나도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500만 관객을 이끈 ‘명량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김 감독은 영화가 이순신 장군 이야기었기 때문에다. 리더에 대한 갈구를 하는 상황, 리더십이 없다는 현 지점에서 여러 기사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걸 해상전투라는 부분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사진=곽혜미 기자
마지막으로 ‘명량이 갖은 사회적 파장에 대해 덧붙였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명량이 계층간의, 세력간의, 심지어 국가간의 통합과 화합에 초속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아이콘으로 ‘명량이 되어가면 좋겠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