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舊동독 비자금 1021억원 돌려달라" 독일 정부, 스위스 정부 제소
입력 2014-08-22 10:14 

독일 정부가 통독 과정에서 사라진 구동독 정권의 비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스위스 대형 은행인 율리우스를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 당국은 스위스 취히리 법원에 율리우스 베어 은행의 계열사인 캔트레이드가 1억달러(약 1021억원)가 넘는 구동독정권 비자금이 불법으로 인출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율리우스 은행을 상대로 지난주에 소송을 제기했다.
외신에 따르면 율리우스 베어 은행의 얀 폰더 뮐 대변인은 21일 독일 정부 당국으로부터 1억1000만 스위스 프랑(미화 1억2000만달러)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독일 정부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은행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말하고 주주들에게도 피소 사실을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폰더 뮐 대변인은 지난 2005년 캔트레이드를 율리우스 베어에 매각한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독일 정부 측이 주장하는 혐의들에 대해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돈은 구동독이 서방 기업들로부터 거둔 수수료로 조성된 비자금의 일부다. 이 돈은 국영 무역회사인 노붐의 책임자였던 루돌피네 슈타인들링이 캔트레이드 등 몇몇 스위스 은행에 분산해 관리하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빼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 당국은 그러나 슈타인들링은 비자금에 아무런 권리가 없었으며 스위스 은행들이 이를 알고 있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1990년 통일이 이뤄진 뒤 구동독정권이 은닉한 비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수십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뱅크 오스트리아의 지점으로 출발해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에 합병된 한 스위스 은행도 슈타인들링의 불법 예금 인출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독일 정부에 제소를 당한 바 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스위스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아 3억3700만 달러를(3369억원) 배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슈타인들링은 2012년 이스라엘에서 사망했으며 생전에 불법 인출한 것으로 알려진 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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