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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막는’ 신화용, 태극마크 '무력시위'
입력 2014-08-21 09:34 
신화용은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기량 부족은 아니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그에게도 기회가 올 때가 됐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지난 20일 포항과 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가장 돋보인 선수 중 한 명은 포항의 골키퍼 신화용이었다.
신화용은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서울의 공세를 모두 막아냈다. 무실점이 가장 큰 소득”이라던 황선홍 감독인데, 그 일등공신이 신화용이었다.
신화용은 고명진, 에벨톤의 중거리 슈팅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경기 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려 막기 어려운 슈팅이었다. 잡기에는 무리였다. 리바운드 볼을 노리기 위해 몰리나 등 서울 공격진이 쇄도하자 이를 보고 다른 방향으로 볼을 쳐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전반 28분에는 골과 다름없는 김진규의 헤딩 슈팅을 막아냈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이었다.
신화용은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다. 포항에서 모든 걸 다 이뤘다. K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모두 정상을 밟았다. 기록적으로도 뛰어나다. 2011년 이후 K리그 113경기에 출전해 109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실점이 안 된다. 기복 없이 꾸준했다.
지난 16일 K리그 클래식 전북전에서 2실점을 했지만 그 전 6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포항 역대 골키퍼 최다 경기 무실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서울과 1차전에서도 포항산 ‘거미손의 위력을 보여줬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도 ‘이름값에 밀려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묵묵히 막고 또 막았으나 언제나 국가대표팀 골키퍼에는 그가 아닌 다른 선수가 호출됐다. ‘실력만을 놓고 보면, 응당 ‘1순위였지만 신화용에겐 그 ‘운도 없었다.
하지만 신화용의 A매치 데뷔 꿈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오는 9월 A매치 2연전(5일 베네수엘라전-8일 우루과이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주가를 드높인 김승규(울산)는 U-23 대표팀에 뽑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중복 차출이 없다고 선을 그었기에, 김승규는 9월 A매치 2연전에 나갈 수 없다.

오랫동안 주전을 지킨 정성룡(수원)의 발탁 여부도 불확실하다. 백업 골키퍼 노동건이 U-23 대표팀에 선발된 터라, 골키퍼 2명을 데려가기가 부담스럽다. 9월 A매치 2연전 사이에도 K리그 클래식 경기는 열린다.
국가대표팀은 총 25명을 선발한다. 골키퍼 자리는 셋이다. 해외파인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제외하면,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실력과 시즌 기록, 폼을 놓고 보면, 권순태(전북)와 함께 신화용이 뽑히는 게 응당 맞다.
실력은 뒷받침됐다. 더 이상 작은 키(182cm)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A매치 경험은 없으나 K리그를 200경기(214경기) 넘게 뛰었다. 이날 포항 스틸야드에는 신태용 국가대표팀 코치가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누구보다 빛났던 신화용의 활약을 잘 지켜봤을 터다. 오는 25일 발표할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을 선발하는데 참고자료로 쓰기에 충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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