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건수대로 오른다...생계형 운전자 불리

【 앵커멘트 】
4년 뒤부터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사고 규모에 관계없이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경미한 사고만으로도 보험료가 오를 수 있어 생계형 운전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택배업을 하는 김태순 씨는 지난달 서둘러 차를 몰다 접촉사고를 냈습니다.

▶ 인터뷰 : 김순태 / 택배 운전기사
- "골목 쪽에서 나오다 보니까 앞에만 주시하다 보니까 옆에서 부딪히는 것을 못 봤고…."

큰 사고는 아니어서 피해 금액은 5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김 씨의 경우 다음해 자동차 보험료가 오르지 않습니다.

사고 규모에 따라 점수가 오르는 사고점수제 때문인데요.

피해 금액이 2백만 원 이하면 점수가 0.5점만 올라 할증 등급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4년 뒤부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고 건수마다 보험료가 오르다보니 1회 사고 땐 14%, 2회 사고 때부턴 35%가 훌쩍 오릅니다.

가령 김 씨는 사고 한 건이 났으니 지금보다 14만 원을 더 내야 합니다.

▶ 인터뷰 : 허창언 /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보험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이 제고되고 부수적으로 자동차 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하지만, 보험료가 오른다고 교통사고가 얼마나 줄어들지 의문입니다.

또 사고가 날 때마다 할증 등급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사고가 안 나더라도 할인은 완만하게 이뤄집니다.

▶ 인터뷰 :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대표
- "운전을 많이 하는 생계형 (보험) 소비자인 경우에는 보험료 할증 폭탄은 엄청나게 크게 다가오리라…. "

금융당국은 건수제를 알리기 위해 도입을 4년 뒤로 미뤘다지만 시행 뒤에도 적잖은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