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심에 백로떼 등장…"공부도 잠도 못 자요"
입력 2014-08-20 19:40  | 수정 2014-08-20 22:21
【 앵커멘트 】
예부터 백로는 길조라 불리며, 희고 깨끗해 청렴한 관리의 상징으로 여겨 왔는데요.
도심에 떼를 지어 서식하면 말이 달라집니다.
한 도심 야산에 1천여 마리의 백로가 날아와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로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소나무 숲에 마치 하얀 꽃이 피어 있는 듯합니다.

길조의 상징으로 불리는 여름 철새 백로입니다.

어림잡아 1천 마리가 넘습니다.


문제는 도심 주택가와 너무 가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일수 / 아파트 주민
- "차에 백로 배설물이 떨어지면 부식이 돼 버려요. 아주 귀찮습니다."

백로가 한꺼번에 내는 울음소리는 너무 커 소음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오은미 / 인근 고등학교 교사
- "자율학습 시작할 무렵에 크게 우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돼요."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백로가 집단 서식하는 숲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독성이 강한 배설물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나뭇잎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또 죽은 백로의 사체 때문에 악취가 진동합니다.

주민들은 서식지를 없애달라고 해당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장
- "확실한 해결방법은 숲을 없애는 건데, 더 큰 자연적 재앙이 따를 겁니다."

그렇다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

백로가 둥지를 떠나는 9월까지 서식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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