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예능 속 웃음으로 포장된 성추행, 불쾌감만 가득
입력 2014-08-20 17:30 
[MBN스타 남우정 기자] 웃음으로 포장된 예능 속 성추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같이 일하는 헤어디자이너 때문에 고민인 한 남성이 등장했다.

이 남성은 같은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가 외모로 손님을 차별한다. 특히 가슴이 큰 여자 손님의 가슴을 만진다”고 폭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로 사연의 주인공인 헤어디자이너는 다른 사람의 가슴과 내 가슴을 비교한다”라고 당당히 말했고 그 자리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카라 구하라의 가슴을 서슴없이 만져서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해당 여성은 자연스럽게 구하라의 가슴을 만졌고 구하라가 몸을 숙이자 부끄러워하지마라”라며 또 다시 가슴을 만지는 만행을 보여줬다.

구하라가 손님들이 많이 놀랄 것 같다. 나도 지금 많이 놀랐다”라고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해당 여성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당당했고 이 상황을 이렇게 마무리됐다.

‘안녕하세요가 예능으로 웃음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웃음 속에 가려진 해당 여성의 행동은 성추행에 가까웠다. 고민 사연자의 특이성을 알리는 것도 좋았지만 보는 이들이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모습은 아예 안보여주는 것이 낫다.

결국 이날 방송은 화제가 되어 구하라의 가슴 습격 모습은 실시간을 장악하게 됐다. 구하라 입장에선 충격을 안긴 모습이 다시 노출되는 2차 피해가 된 셈이다.

이렇듯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에 대한 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남성 출연자의 경우 역차별적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방송된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이하 ‘로더필)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지난 7일 방송에서는 ‘키스 못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패널로 출연한 조세호는 휴지를 이용한 자신의 키스 스킬을 자랑했다.

조세호는 자신의 키스 스킬을 설명하며 여성 출연진들과 과정에 대한 시늉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라미란은 이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에릭남을 이용했다. 휴지로 에릭남의 얼굴을 가리더니 하는 척이 아닌 진짜로 뽀뽀를 해버렸다.

이에 에릭남은 물론 출연진들 모두 깜짝 놀랐다. 에릭남은 애써 웃어 넘겼지만 라미란의 사과도 없었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웃음 코드가 돼버리고 말았다.


에릭남 외에도 모태솔로라는 사실을 고백했던 임시완은 줄곧 예능프로그램에서 첫 경험 해봤냐”는 등 19금 질문을 받아야 했고 여성들의 예능인 ‘무한걸스에선 에릭남, 앤디가 성적인 놀림감이 되곤 했다.

이처럼 예능 속 성적인 농담과 행동은 웃음으로 포장되면서 그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동성끼리의 행동이나 남자 출연자들의 경우는 더 심하다.

이런 상황들이 단기간 화제몰이를 할 수는 있겠지만 한 사람을 희생시키면서 유발한 웃음은 결국 당사자인 본인은 물론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씁쓸함과 불쾌감만 남길 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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