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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이초희 “대선배들과 연기? 즐겁고 행복한 경험”
입력 2014-08-20 17:25 
사진=MBN스타 천정환 기자
[MBN스타 안성은 기자] 쟁쟁한 노년 배우들이 뭉쳤다. ‘꽃보다 할배에서 시작된 ‘할배 신드롬은 드라마까지 넘어왔다. 노년 배우의 대표격인 이순재를 필두로 변희봉, 장광의 만남은 걱정을 없애고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세 ‘할배의 틈에 낀 올해 스물여섯의 여배우가 이초희가 있었다.

세 ‘할배에 비해 짧은 연기 경력과 평균 50세의 나이 차이. 이초희에 대한 기대감은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과 반비례했다. 해봤자 얼마나 잘 하겠어”라는 선입견이 그를 둘러쌌다. 그러나 독특한 매력의 여배우 이초희는 세 ‘할배를 비롯해 쟁쟁한 선배 배우들 틈에서도 기죽지 않고 제 몫을 살뜰히 챙겨냈다. 또 한 명의 매력적인 20대 여배우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초희는 ‘꽃할배 수사대에서 음식에 집착하는 형사 정은지 역을 맡아 연기했다. 청순함, 섹시함,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참 예뻐 보이고 싶을 여배우에겐 사실 쉬운 연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초희에게 정은지는 피하고 싶은 캐릭터가 아니었다.

저는 사실 정말 재미있게 촬영을 했어요. 그래서 힘들다거나 하기 싫다거나 이런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오히려 누구든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은지였다고 생각해요. 은지처럼 독특한 캐릭터를 언제 또 연기 해보겠어요. 그것도 대선배님들, 선생님들과 함께. 제 입장에서는 시작부터 즐겁고 행복한 연기였어요.”

이준혁(이순재 분), 한원빈(변희봉 분), 전강석(장광 분). 세 늙은 형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만큼, 정은지 역의 이초희는 젊은 꽃미남 배우들보다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았다. 이 같은 상황들이 불편할 법도 하지만 이초희는 오히려 이를 ‘배움과 깨달음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촬영이 굉장히 바쁘게 진행되었음에도 선생님들께서는 지친 기색도, NG도 거의 없으셨어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오셨죠. 정말 진짜 배우의 모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셨어요. 선생님들을 보면서 저는 투정이라든가 힘든 내색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막내니까 더 에너지 넘치고 활발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죠.”

대선배들과의 호흡을 감사하게 여겼지만, 그에게도 촬영장이 마냥 쉬울 순 없었다. 이때 그의 곁을 지켜준 것은 박정우 역의 김희철이었다. 그는 세 명의 대선배들과 이초희 사이를 오가며 완벽한 가교 역할을 해냈다.

희철 오빠가 굉장히 장난도 심하고 분위기를 잘 띄워요. 저랑 정반대의 타입인데 오빠의 성격 덕분에 첫 만남부터 빨리 친해졌어요. 사실 현장에서 제가 막내고 또 여자라 귀염둥이 역할을 해내야 하는데, 저보다 희철 오빠가 그런 부분을 더 잘해줬어요. 오히려 오빠는 제가 선배님들 틈에서 기가 죽을까봐 많이 챙겨줬어요. 나쁜남자처럼 뒤에서 은근슬쩍 챙겨주는 모습에 ‘초등학생이냐고 놀리긴 했지만 정말 고마웠어요. 선생님들께도 말 못할 고민을 오빠한테 털어놓곤 했죠.”

현실 속 이초희가 김희철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면, ‘꽃할배 수사대 속 정은지는 박정우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받았다. 정은지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준혁과 자신을 사랑하는 박정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었다. 긴 갈등 끝에 정은지는 자신을 사랑한 박정우를 택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하지만 진짜 이초희의 마음이 정은지에 더해졌다면 그의 사랑은 어떻게 변했을까.

제가 은지였다면 애초에 준혁이를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니까요. 늘 말도 못됐게 하고 구박했잖아요. 다정함과는 거리가 머니까. 아마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를 밀어내는 사람을 굳이 좋아하진 않아요. 그래서 아마 제 실제 성격이 더해졌어도 은지의 선택은 정우였을 것 같아요.”

이처럼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 통통 튀는 매력의 여경을 완벽하게 그려낸 이초희는 조만간 새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를 통해 시청자를 다시 만난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세나(크리스탈 분)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변신해 이전과는 또다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내그녀에서 상대역이 ‘꽃할배 수사대에 출연했던 박두식 오빠예요. 평소 좋아했던 크리스탈과 친분이 있는 두식 오빠. ‘내그녀도 즐겁게 촬영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작품의 간격이 길지 않아 힘들지 않냐는 분도 계시지만 배우에겐 끊임없이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이초희의 욕심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는 하나의 색을 지닌 배우가 아닌 어떤 색이든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는 배우를 꿈꿨다.

은지 캐릭터가 독특했으니 다음 캐릭터는 평범해야 한다거나 무난하길 바라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제가 보여준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 않다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잘 할 수 있고, 또 잘 할 거예요. 그러니 무슨 기회든 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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