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감원 한파` 대형 증권사 직원, 2년새 4000명 줄어
입력 2014-08-20 15:32  | 수정 2014-08-21 15:38

계속되는 증권가의 불황으로 국내 대형 10개 증권사에서 2년 동안 4000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과장·대리급 등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많이 떠나면서 회사의 급여 부담 축소폭은 직원수 감소에 못 미치고 있는데다 근속연수가 오르는 등 증권가가 보다 노쇠화되는 역효과도 적지 않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10개 대형 증권사의 총 직원수는 2만1931명으로 2년 전인 지난 2012년 6월 말에 비해 3809명 감소했다.
대형 증권사 직원수는 지난 2012년 상반기 말 2만5740명에서 2013년 상반기 말 2만4910명으로 830명이 줄었다. 이어 2013년 상반기 말에서 지난 6월 말까지 1년 새 2979명이 감소했다.

증권사 중에서 직원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동양증권이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동양사태가 터지면서 상당한 경영 타격을 입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임원 해임, 지점 폐쇄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동양증권 직원수는 지난 2012년 상반기 말 28050명에서 올 상반기 말 1665명으로 1185명(41.5%)나 감소했다. 동양증권은 2년 전에는 업계에서 직원수가 4번째로 많은 회사였지만 지금은 9위로 떨어졌다.
삼성증권도 2년 연속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3508명이던 직원수가 2263명으로 줄어들었다. 직원 10명 중 3~4명이 2년 사이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2년 전 통계는 자회사 직원 360명이 포함된 숫자로 실제 감소폭은 885명 수준이다.
이어 대신증권(-600명), 우리투자증권(-331명) 순으로 직원수 감소폭이 컸다.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은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서도 각각 34명, 118명, 243명의 직원이 감소했다.
증권가의 구조조정은 증권사가 노쇠화되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정작 구조조정의 핵심이 되는 고연봉 고직급군의 희망퇴직 참여는 저조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들이 더 많이 떠났다는 의미다.
10개 대형 증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 2012년 6월 말 8.41년에서 지난 상반기 말 9.34년으로 1년 가까이 늘었다. 특히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인 삼성증권은 6.83년에서 7.96년으로 1.13년, 동양증권은 6.40년에서 7.80년으로 1.40년 증가했다. 이렇다보니 회사의 인건비 부담 감소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2년 동안 대형 증권사의 직원수는 14.8% 증가했지만 월 급여 총액의 감소폭은 11.4%에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 현대증권이 이달 초 약 200명의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구조조정을 미뤄왔던 대우증권도 사장 선임 이후 인력을 감축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어서 여의도 증권맨의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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