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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타임머신] 공효진이 로코퀸 자리에 오르기까지
입력 2014-08-20 13:24  | 수정 2014-08-20 13:35
1분 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공효진은 어떻게 로코의 여왕이 됐나.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작품이 있다. 시청률과 별개로 뜨거운 여름을 청량하게 만드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SBS ‘괜찮아 사랑이야가 매회 화제 속에 방영 중이다. 그 중심에는 공효진과 조인성이 있다. 매회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애정을 확인하고 열애 중에 있다. 이와 함께 로코(로맨틱코미디)의 여신 공효진의 매력이 배가 되고 있다. 언제부터 공효진이 로코라는 장르에 특화된 배우가 됐는지 정리해봤다.

◇ 털털하고 보이시한 매력의 공효진 ‘화려한시절-‘네멋대로 해라-‘눈사람

‘괜찮아 사랑이야의 노희경 작가와 공효진의 인연은 2001년 방송된 SBS ‘화려한 시절부터 시작됐다. 스크린으로 먼저 데뷔한 공효진은 시대극인 ‘화려한 시절로 브라운관에 안착했다. 당시 공효진은 버스 안내양으로 출연해 류승범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하는 털털한 ‘껌딱지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다.

마니아 드라마의 원조격인 ‘네 멋대로 해라에서도 공효진은 여성스럽긴 보다는 애정표현에 적극적인 여성, 송미래 역으로 등장했다. 자신의 남자친구인 고복수(양동근 분)이 전경(이나영 분)에게 흔들리자 때리기도 하고 처절하게 매달리기도 하며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랬기에 두 사람으로 인해 상처 받은 미래에 대한 시청자들의 응원도 커졌다.

‘눈사람으로 쉽지 않은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공효진은 친언니가 죽은 후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내온 형부 조재현에게 사랑을 느끼는 서연욱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 받을 수 없는 사랑에 고통을 호소하며 처연한 눈물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형부보다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당돌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공효진은 수동적이기만 했던 여자 캐릭터가 아닌 적극적이고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씩씩한 여성의 모습을 대변했다.


◇ 로코 여신의 초석 다지기 ‘상두야 학교가자-‘건빵선생과 별사탕-‘고맙습니다

그 동안 털털하고 보이시한 매력이 다분했던 공효진은 점점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로맨틱 코미디의 여신의 초석을 다졌다.

‘상두야 학교가자에선 첫사랑을 간직하고 살아온 은환 역을 맡아 비와 절절한 로맨스를 펼쳤다. 뒤늦게 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고등학교로 돌아온 첫사랑 상두(비 분)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코믹했지만 아픈 딸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상두의 사연은 가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도 선생님 역을 맡은 공효진은 공유와 특급 케미를 발산했다. 저돌적인 고등학생 박태인(공유 분)의 순애보를 받는 나보리 역을 맡은 공효진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코믹한 요소가 있던 ‘상두야 학교가자 ‘건빵선생과 별사탕과는 달리 ‘고맙습니다는 초반부터 감동적인 에피소드들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공효진은 처음으로 미혼모 역할에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딸 봄이 역으로 나온 서신애와 찰떡 호흡을, 자신의 집에서 묶게 된 장혁과 순박한 사랑을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 ‘파스타-‘최고의 사랑-‘주군의 태양, 로코 여신의 탄생

이선균과 함께 한‘파스타는 공효진을 로코 여신으로 올려놓은 작품이 됐다. 이탈리안 요리사를 꿈꾸는 서유경 역을 맡아 공효진은 사랑과 꿈을 모두 쟁취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한 겨울 이선균과의 달달한 로맨스는 여심을 사로잡았고 ‘파스타는 로코의 대표작이 됐다.

차승원과 함께한 ‘최고의 사랑에선 공효진은 인기 걸그룹 출신이지만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생활 연예인 구애정으로 분했다. 억울함 가득한 얼굴이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구애정의 모습에 톱스타 독고진(차승원 분)도 반하게 되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비밀 데이트는 보는 이들도 긴장하게 만들었다.

공효진은 귀신이 따라다니고 귀신을 볼 수 있어도 사랑스러웠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선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태공실 역을 맡아 음침한 매력을 뽐냈다. 기존의 스타일리시한 모습 대신에 항상 다크서클을 달고 다니고 어딘가 침울해 보이는 캐릭터임에도 공효진이 연기를 하면 달랐다. 유일하게 귀신을 피할 수 있는 존재인 안하무인의 쇼핑몰 사장 주중원(소지섭 분)과 무서운 로맨스를 펼쳤으며 한 여름 색다른 로코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방송중인 ‘괜찮아 사랑이야까지 공효진은 남자 배우들과 극강의 케미를 발산하고 있다. 해맑은 미소를 보일 땐 사랑스럽고 예뻐 보이려고 하지 않고 리얼하게 우는 모습은 오히려 연민을 자아냈다. 공효진의 러블리하고 유쾌한 매력은 상대 남자 배우들까지 돋보이게 만들었다.

‘화려한 시절의 류승범은 개성 넘치는 마스크로 스크린을 장악하게 됐고 가수 비는 ‘상두야 학교가자로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신예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공유는 ‘건빵선생과 별사탕으로 청춘스타로 등극, x파스타의 이선균은 로코의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유부남으로 자리잡았고 그 동안 우울한 캐릭터만 해왔던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으로 코믹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배우에겐 한 장르에 특화됐다는 것이 독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로코하면 공효진이라는 믿음을 준다는 얘기기도 하다. 더욱이 다른 배우들까지 살려주는 여배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공효진의 로코를 믿고 보는 이유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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