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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터널 3D`, 신선함으로 승부? 아쉬운 공포!
입력 2014-08-20 10:5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터널에 갇힌 친구들이 한 명씩 사라진다는 소재와 내용은 좋았다. 흔한 학교 괴담이 아니라 관심이 쏠릴 만하다. 국내 최초 풀3D 촬영 기법을 이용해 공포감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손뼉 칠만하다. 갱도 안에 고립된 두 광부가 등장하고, 그 공간에 떨어지는 바위와 떠도는 먼지 등이 두드러진 첫 장면은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하지만 영화 '터널 3D'(감독 박규택)의 매력은 이 정도까지다. 궁금증이 일긴 하는데 극이 전개될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크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그럴듯한데, 스토리 구성과 짜임새가 그리 촘촘한 듯 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공포영화 공식도 아쉽다.
한 시골 탄광촌 인근의 최고급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 다섯 남녀(송재림, 이시원, 정시연, 이재희, 정유미)는 사고로 마을 사람 김씨(손병호)를 죽게 하고 그 시체를 폐탄광에 은폐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오히려 탄광에서 길을 잃은 이들이 한 명씩 죽음을 맞게 된다. 그 과정에서 탄광의 비밀과 이들의 이야기가 밝혀진다.
영화는 다섯 남녀가 시체를 은폐하려고 하면서부터 공포감을 극대화하려 한 듯 보인다. 지상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은 죽어 나가고 아비규환이 되어가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하지만 그 긴장감 넘치고 무서울 것 같은 심리적 상황이 관객에게 뚜렷하게 전해지지는 않는다.

배경 음악과 툭 하고 뭔가가 튀어나오는 상황 등을 통해 무서운 분위기를 잡아가는 건 너무 뻔하다. 공포감을 유발하는 정도가 약한 것도 약점이다. 공포영화를 볼 때의 묘한 쾌감을 찾아볼 수 없다. 장점이라고 꼽았던 3D 효과도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질이 떨어진다. 좀 더 공을 들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신선한 분위기의 영화인데 웰메이드는 아니다. 다섯 남녀의 관계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을 아리송하게 만드는 부분도 꽤 많다. 탄광촌의 리조트 관리자 동준을 연기한 연우진의 역할과 비중도 아쉽다. 아쉬운 것투성이다. 풀 3D 촬영 도전에만 만족한 것 같아 더 아쉽게 느껴지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한국의 영화관객 수준은 높아졌다. 마니아층이 확고한 공포 장르라면 더 그렇다. 86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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