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부터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 어떠한 문제보다 심오하며 결론이 나지 않는 난제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남녀사이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합니다. 같은 대상을 바라봐도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놓기도 하죠. ‘남심여심은 남녀로 구성된 기자들이 좀 더 대중적인 입장에서 남녀의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얘기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 제목 : ‘사랑을 놓치다, 러닝타임 : 15세 관람가.
#줄거리
대학 조정 선수인 우재(설경구 분)는 사귄 지 200일 되는 날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는다. 친구들은 그녀를 잊으라며 위로하지만 그는 군대로 도망치듯 떠난다. 우재는 자신을 면회 온 여성스러워진 연수(송윤아 분)를 보고 눈길이 간다. 막차를 태워 그녀를 보낸 우재는 왠지 모르게 차에 올라탄 연수의 뒷모습이 쓸쓸해보인다. 우재가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연수는 술 먹고 우는 그의 모습이 싫다. 그에게 자신이 위로가 되고 싶다. 너무나. 그러나 우재는 군대로 도망치고 용기를 내어 면회를 간 날, 그는 날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젠 우재를 잊으려 한다. 10년 후 우재와 연수는 우연한 계기로 재회하게 된다. 못다 이룬 사랑이 이루어질까?
[MBN스타] 최준용 (이하 최) : ‘사랑을 놓치다를 보면서 느낀 건 남녀 주인공이 이렇게 엇갈릴 수가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이 엇갈리더라고요. 때문에 보는 내내 답답하고 안타까웠어요. 짝사랑하면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 연수도 바보 같았고 남자 우재 역시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깨닫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손진아 (이하 손) : 맞아요. 진짜 계속 엇갈리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답답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우재의 이별에 아파하고 그런 남자를 짝사랑하는 연수의 모습이 짠했어요.
여수정 (이하 여) : 맞아요. 바보 같은 사랑이야기였지만 풋풋하고 마치 썸을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또 그와 그녀의 서로 다른 심정을 친절하게 표현해줘 공감가고 나도 저런 적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최 :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있는데 우재와 연수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하룻밤을 보내잖아요. 그 후 우재의 행동이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담배 사러 간다고 도망가지를 않나, 집 앞에서 서성이는 연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나. 정말 잔인하고 도대체 왜 저러지 싶었어요.
여 : 그 장면은 정말 화가 났어요. 아마 우재가 연수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껴서 혼란스러워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약간 친구와 애인사이 말이예요.
최 : 맞아요. 우재는 자신의 마음을 확신 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이게 사랑인지 우정인지. 말 그대로 썸이네요. 또한 극중 연수의 어머니 역으로 이휘향이 나오잖아요. 이 분은 사랑에 있어 정말 솔직해요. 그 연세에 연애와 관계에 있어 솔직하고 반대로 딸은 사랑에 있어 비겁해보여서 비교가 되더라고요.
여 : 맞아요. 요즘 부모님 중에는 그렇게 개방적인 분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신선하고 새로웠어요. 진짜 사랑을 즐기는 어머니랄까요. (웃음) 남자들은 거의 조신한 여자를 좋아하잖아요. 이휘향처럼 당차고 솔직한(성, 연애) 여성은 어떠신가요?
최 : 분명 호불호가 갈리겠죠. 확실한건 분명 어떤 취향이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단 것이겠지요. 그러나 극중 모습으로 보면 이휘향에 더 끌려요. 평소 곁에서 친구처럼 있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남자로선 도저히 마음을 알 수 없으니 말이예요.
손 : 그렇군요. 그럼 후에 알았거나 알면서도 놓쳤던 사랑이 있으신가요?
최 : 물론이죠. (웃음) 대학생 때 일인데 지금 생각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지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극중 과수원에서 누가 사과를 따다가 걸렸어 그래서 주인은 제일 큰 사과를 따오면 용서를 해준다고 했어. 큰 사과를 따려고 과수원으로 들어간 그는 사과를 따는데 이걸 따면 다른 것이 큰 것 같고 또 그것을 따면 이것이 큰 것 같고 결국은 시간 내에 못 땄다는 이야기야. 결론은 있을 때 잡아”라는 긴 대사가 와 닿더라고요.
여 : 만약 극중 연수가 이휘향 같았더라면 연수와 우재가 좀 더 빨리 진심을 알았었을 텐데요.
손 : 이미 시작부터 해피엔딩이었을 걸요. (웃음)
최 : 아마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걸요.
사진=포스터
# 감상평 최 : 사랑은 계산하지 않고, 가슴으로 해야 한단 것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
손 : 사랑의 아픔을 느껴본 자라면 100% 공감할 영화.
여 : 썸남썸녀들이 봐야 될 필수 영화.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