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원이 한국인 여성에게 방화 테러를 한 혐의로 재판장에 선 10대 호주 남성에 대해 이례적으로 가벼운 형량을 선고했다.
호주 언론은 시드니 다우닝센터 지방법원이 18일(현지시간) 열린 한국인 여성 김모(36) 씨 방화테러 사건 관련 재판에서 'MF'라고만 공개된 19세 호주인 피고인에게 '최저 징역 3년, 최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호주 법원은 한국과 달리 일정한 조건과 기간을 정해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법원에 따르면 MF는 2012년 3월 시드니 중심가인 치펀데일 지역에서 길가던 김 씨에게 인화성 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여 얼굴과 상반신 등에 45%가량의 중화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 때문에 김 씨는 5차례나 수술을 받았으며, 특히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어 손상된 윗입술을 도려내기도 했다.
조사 결과 MF는 시드니의 한 유흥업소에 근무하던 김 씨에게 "사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40대 남성 'M'의 사주를 받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는 종업원과 손님 관계로 만났다가 김 씨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 M은 "매주 5000달러를 줄 테니 업소를 그만두고 나하고만 만나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그는 사촌인 MF에게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우닝센터 지방법원의 앤드루 해슬러 판사는 "정상대로라면 MF는 최고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을 테지만 사촌인 M으로부터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면 해치겠다는 심한 협박을 받았다는 정상이 참작됐다"고 밝혔다.
이날 방청석에 있던 김 씨는 MF에게 뜻밖에 낮은 형량이 선고되자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법정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학생비자를 이용해 호주에 머물러온 김 씨는 유흥업소에서 시간제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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