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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권율, 이순신 장군 아들 역에 이어 ‘반전 캐릭터’ 꿈꾼다
입력 2014-08-18 09:35  | 수정 2014-08-20 02:18
사진=곽혜미 기자
아버님은 왜 싸우시는 겁니까?”
아버지(최민식 분)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지닌 아들 이회(권율 분). 이회는 누명을 쓰고 모진 고문을 당한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아버지 이순신과 나라의 안위를 걱정한다. 이순신의 굳건한 심지와 강인한 정신력을 물려받았지만 부상으로 출정이 어려운 이번 전투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아버지의 신념을 믿고 그의 결정을 묵묵히 따른다. / ‘명량


[MBN스타 여수정 기자] 개인적으로 반전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감정을 쉽게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마스크로 맡은 캐릭터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배우 권율. ‘비스티 보이즈 ‘피에타 ‘잉투기 ‘신의 선물 ‘달려라 고등어 ‘사랑하길 잘했어 ‘내게 거짓말을 해봐 ‘브레인 ‘드라마 스페셜-보통의 연애 ‘몬스터 ‘우와한 녀 ‘천상여자 등 매 작품마다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극에 활력을 넣어준다.

이번에도 권율은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회 역을 맡아 장군이기에 앞서 사람이자 아버지 이순신의 진면목을 이끌어 낸다. 다소 곱상한 외모 때문에 카리스마 최민식과의 부자 연기가 어색할 것도 같았다. 그러나 다르기에 오히려 어울리며 묘하게 비슷하기까지 하다. 이는 그가 SNS에 올리는 최민식과의 인증샷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현재 ‘명량은 빠른 속도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도 모자라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덕분에 권율은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최민식의 아들로 연기할 수 있는 벅찬 경험을 접하게 됐다.

선배와의 연기 부담보다는 매우 기대를 많이 했다. 내가 극장을 찾아갔던 시기가 한국영화가 태동하던 때다. 때문에 ‘쉬리 ‘초록물고기 ‘넘버3 등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파이란은 스스로의 인생에서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할 정도다. (웃음) 또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보니 작품 속에서 최민식 선배님을 자주 보았다. 그런 선배님의 아들로 출연할 수 있다기에 무조건 참여하고 싶었다. 이순신 장군의 아들이자 최민식 선배님의 아들 역인데 누가 감히 욕심을 내지 않겠느냐. 사실 부담감도 있었지만 진심으로 아버지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데에 기대감이 컸다. 아버지와의 연기를 궁금해 하는 지인도 많았고 지인들의 부러움도 많이 받았다. (웃음) 아버지와의 연기가 앞으로 배우생활에 많은 밑거름이 될 것 같다.”

권율은 인터뷰 내내 최민식을 선배가 아닌 아버지라 부르며 실제 부자다운 애정을 보였다. 현장에서도 줄곧 그랬고, 이는 작품에 그대로 녹아나 이순신 이회 부자의 애틋함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아버지와 내가 많이 안 닮았더라. 그런데 함께 촬영을 하면 할수록 정말 많이 닮아지더라. (웃음) 서로 마음으로 소통하니까 말이다. 부부 또는 친구는 닮는다는 말이 있듯. 감정을 집중하고 소통하니 마음이 생겨 닮아간 것 같다. 아버지의 연기에 밀리지 말아야지 가 아닌 아버지를 따라가려고 애썼다. 물론 잘 따라가지는 못한 것 같지만 아버지가 내가 잘 쫓아올 수 있게 도와줬다. 아직까지도 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웃음) 이는 아직까지 이회의 정서를 타는 것 같다. 아버지의 모습이 배우 인생에 좋은 길잡이이자 교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 마음에 집중하고 싶다.”

최민식과의 완벽 호흡도 좋았지만, 그동안 이순신을 다뤘던 수많은 작품 그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회의 등장은 신선했고 존재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거기에 권율의 연기가 더해져 만약 이회라면 저랬을 거야 라는 식의 즐거운 상상을 하게 도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디에서도 표현된 적이 없기에 권율이 느낀 이회 역의 부담감은 엄청났을 것이다.

내가 집중하고자 한 건 난중일기, 거북선 등 키워드로만 알고 있던 이순신 장군을 아들 이회를 통해 인간이자 아버지로 그려내고자 했다. 밀접하게 아들의 눈에서 본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담아내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이회 역을 연기하는데 벅차고 힘들었다.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는 아들의 모습, 임금과 백성이 원망스러운 아들, 조선의 장수로서 아버지와 함께 싸우고 싶은 모습 등 하나의 감정만으로는 이회 역을 담아내기에 힘들더라. 내가 만약 한 감정에 치우친다면 관객들 역시 그 부분만 볼 것 같아 최대한 감정 표현을 절제하고 눌렀다. 계산적으로 이회 역을 연기했다기보다는 이회라는 인물이 완성되는 과정 중 중요한 부분이 이순신 마음에 집중하는 아들이다. 그래서 아들의 눈에 비친 이순신 장군의 진심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해 하고 쫓아가려 애썼다. 마음을 놓치지 않고 집중하며 8개월 동안 달려왔다.”

사진=곽혜미 기자
권율은 좀 더 완벽하게 ‘명량에 몰입하려고 촬영 전 ‘난중일기를 읽었다고.

그냥 막연하게 수필 같은 느낌이었다. ‘명량 촬영 전 연기에 참고하려고 읽은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내면을 보고 막연하게 힘들었겠다는 감정이 들더라. 막상 촬영에 들어가고 배역에 몰입하다보니 더 이상 ‘난중일기를 읽지 않았다. 나 스스로 아버지인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궁금해야 관객들도 궁금해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명량해전은 다 알기에 아는 상황에서 연기하면 감정 전달에 누가 될까 분리하려 했다. ‘난중일기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하게 됐고 마음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배우 개개인의 노력과 환상 호흡 덕분에 ‘명량은 관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여러 번 선사한다. 아들 이회와 나란히 앉아 함께 할 수 있어 좋구나”라고 내뱉는 아버지 이순신, 불에 타는 구선을 보여 하염없이 오열하는 이순신 장군과 이회, 장군. 억울하오”라며 목숨을 잃은 부하들의 영혼을 보고 술잔을 기울이려 하는 정감 있는 이순신, 치열하고 위험한 해전 속 통쾌한 승리 등 어느 장면이 명장면이라 언급할 수 조차 없다.

구선 머리가 떨어지는 장면은 CG가 아닌 실제다. 해당 장면을 촬영하고 ‘컷소리가 들렸지만 어느 누구 하나 뜨겁다고 빠르게 자리를 뜨는 이가 없었다. 실제로 가슴이 먹먹했다. 과거에 일어났었던 일이고 만약 이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졌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감정이 현장을 지배했다. 정말 많이 울었고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절로 머리가 숙여지기까지 했다. 그만큼 ‘명량 촬영은 배우와 제작진이 모두 진심을 가지고 접근했다. 이외에도 영화답게 즐기면서 관람하고 싶었지만 촬영 당시의 정서가 다 느껴지더라. 이순신 장군의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마음이 다 느껴졌다. 단언컨대 단 한명도 슬렁슬렁 작품에 임하는 이가 없었다. 때문에 힘들어도 함께 하니 버틸 수 있었고 절로 가슴이 뜨거워졌다.”

기타남, 희준, 지성기, 서지석 등에 이어 이회도 완벽하게 연기한 권율은 반전을 줄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욕심으로 연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내가 잘 할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있고 호기심이 크다. 이로써 연기적인 스스로의 발전도 볼 수 있고 성장할 수도 있고 부족한 면도 볼 수 있다. 때문에 언제든지 반전을 주는 캐릭터를 환영한다. 이 배역을 맡고나서 내 이미지가 안 좋아지지 않을까 라는 걱정은 없고 언제든지 열정적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뿐이다. 난 개인적으로 반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웃음) 사이코패스, 오타쿠 등 캐릭터적으로 성격이 강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고 이를 통해 배우 권율이 아닌 온전히 캐릭터로만 보였으면 한다.”

사진=곽혜미 기자
마지막으로 이순신 장군의 듬직한 아들 이회 열연으로 관객들에게 간접경험을 선사한 권율. 그에게 있어 ‘명량이란.

긴 마라톤의 일정을 계획 중인 가운데 컨디션을 조절하고 숙면을 취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은 후 경건한 마음가짐을 하고 마라톤 하는 곳까지 도착한다. 그 후 출발선 앞에 서서 신발 끈을 묶고 고개를 들어 뛰어갈 곳을 바라보게 해준 그런 작품이다. ‘명량을 통해 시작점에 온 것이다. 물론 이전 작품들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의 진심에 더 많이 공감하고 배우와 제작진의 진심까지 관객들이 느꼈으면 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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