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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15년 만에 존스컵 우승…‘4대 악조건’ 넘은 드라마
입력 2014-08-17 23:30  | 수정 2014-08-18 09:23
울산 모비스가 17일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에서 15년 만에 우승 쾌거를 이뤄냈다. 사진=울산 모비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울산 모비스가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4대 악조건을 이겨낸 극적인 우승이었다.
모비스는 17일 대만 타이페이대학 천모체육관에서 열린 제36회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 결승전에서 대만 국가대표팀을 83-79로 꺾고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99년 한국 국가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한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존스컵 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해 참가한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모비스는 ‘외인구단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으며 지휘봉은 김재훈 코치가 잡았다. 모비스의 주축 선수들도 대거 불참했다. 주전가드 양동근이 대표팀 차출로 합류하지 못했고, 함지훈 박종천 천대현 이대성 등도 부상으로 제외됐다. 대회 참가 엔트리는 총 8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박구영과 김종근이 번갈아 부상을 당해 사실상 7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또 하나의 장벽도 있었다. 대만에서 열린 이 대회는 개최국의 홈 텃세가 심했다. 심각한 수준의 편파 판정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특히 모비스가 리드를 잡은 2쿼터부터는 노골적이었다.
대만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모비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이날 천모체육관에는 6000여명의 만원 관중이 몰려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모비스는 네 가지 악조건을 모두 이겨낸 기적 같은 우승을 이뤄냈다.
이번 대회 모비스의 주축 멤버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었고, 송창용과 전준범 등이 놀라운 잠재력을 발휘해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모비스는 전반을 41-31로 앞선 채 마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 편파 판정에 휘둘리며 52-55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모비스는 전준범의 외곽포와 파울트러블에 걸린 라틀리프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다시 경기를 뒤집은 뒤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라틀리프가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고, 포워드 문태영과 송창용이 베스트5에 선정됐다.
김재훈 코치는 경기를 마친 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벤치 멤버들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고 경기 경험을 통해 기량도 한 단계 늘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아직 부족한 점들을 조금 더 가다듬어 시즌 개막 때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한 우승 소감을 전했다.
또 김종근도 이번 대회에서 연습을 통한 발전도 있겠지만, 경기 경험을 통해 얻은 게 많은 것 같다. 특히 국제대회에서의 소중한 경기 경험이 시즌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우승 감격을 누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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