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감독까지 바꾼 경남, 143일 만에 승리의 찬가 부르다
입력 2014-08-17 20:54 
경남의 여성해가 17일 K리그 클래식 상주전에서 전반 11분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경남은 여성해, 이재안, 스토야노비치의 연속골로 상주를 3-1로 이겼다. 사진=경남 FC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경남이 마침내 웃었다. 악천후 속에서 상주를 꺾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위해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는데, 첫 경기부터 그 효험을 봤다.
경남은 1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상주와의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지난 3월 26일 인천전 이후 17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무려 143일 만이다.
위기의 경남이었다. 16경기 연속 무승(9무 7패)의 부진에 빠졌고 최하위로 추락했다.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던 경남은 이차만 감독이 사퇴했다. 세르비아 출신 브랑코 고문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감독 교체 후 첫 경기였다. 원정이다. 경남은 오해 원정에서 4무 6패를 기록했다. 원정 무승은 경남이 유일하다. 까다로운 원정이긴 하나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인 상주였다. 상주는 최근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로 분위기가 침체됐다.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이기도 했다. 경남은 상주전 이후 포항(홈), 수원(홈), 울산(원정), 인천(홈), 전북(원정)과 차례로 맞붙는다. ‘1강 전북을 비롯해 상위권 팀과 대결이다. 인천도 지난 16일 서울에게 패하기 전까지 3연승으로 흐름을 타고 있었다. 부담스러운 6연전을 앞두고 흐름을 뒤집어야 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남의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부터 공세를 펼치더니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재안이 올린 코너킥을 여성해가 공격에 가담해 타점 높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 경남과 상주 선수들은 자주 미끄러졌다. 볼을 처리하기가 여간 어려웠다. 경남은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불안하던 경남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으로 상주의 공세를 잘 막아내는가 싶었지만 전반 33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근호의 침투를 완벽하게 놓쳤다. 8경기 연속 실점. 경남의 수비는 또 뚫렸다.
하지만 경남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0분과 후반 15분 송수영, 스토야노비치를 잇달아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전반 24분 이창민의 부상으로 최영준을 투입했던 브랑코 감독대행은 3장의 교체카드를 빠른 시간에 사용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마침내 통했다. 마지막 교체카드를 꺼낸 지 2분 만에 결승골이 터졌다. 브랑코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최영준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재안이 드리블 돌파에 이어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29분 스토야노비치가 상주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추가골을 터뜨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으면서 경남의 시즌 3승째를 안기는 골이었다. 승리의 목마름을 씻고 빗속에서 그 찬가를 외친 경남이었다.
[rok1954@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