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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희의 에딘버러 프린지페스티벌 리포트⑪] ‘픽 오프 더 프린지’ 무대 오른 비가비, ‘행운’
입력 2014-08-17 19:49 
마빈 스튜터씨가 쇼를 진행하는 모습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비가비의 원년 멤버인 우빈과 재원이가 ‘픽 오프 더 프린지의 무대를 향해 조용히 움직이는 모습은 내 눈에 거대한 산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4년전 강원도 동해의 한중대학교 태권도 공연부에서 만나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내온 시간들이 파노라마가 된다.

비가비팀 안에서 이제는 제법 선배 티가 나는 우빈과 재원은 에딘버러에 도착한 그 다음날부터 공연을 시작하여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거리공연과 극장공연 그리고 홍보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다독이며 묵묵히 자신의 최선을 해나갔다.

우리가 처음 만나 꿈을 이야기하던 동해의 푸른 바다가 이들의 두 눈에서 일렁거리고 있다.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는 태권도 공연부 다른 친구들의 염원까지 담아 우리는 날고 더해 날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MBN스타]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어렸을 때부터 늘 무대에 섰던 터라 일상적인 모습보다 무대에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말까지 들었던 내가 오늘 ‘픽 오브 더 프린지(PICK OF THE FRINGE) 무대에서 진행자인 마빈 스튜터(MERVYN STUTTER)와 인터뷰를 할 때는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까 걱정할 만큼 떨었다.

‘픽 오프 더 프린지는 매년 수천 개의 공연이 올라가는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장르별로 최고의 공연들을 선정하여 매일 8개씩 열흘간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매우 영광스러운 쇼이다. 이 쇼에 뽑히면 매진행렬이 보장된다고 한다. 특히 이번 해에는 3000개가 넘는 엄청나게 많은 공연이 있어 다른 해보다 유독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이 쇼의 진행자인 마빈 스튜터는 매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린지에서 관객이 꼭 보아야 할 최고의 공연들을 선정하여 쇼케이스의 자리를 마련하고 또 각 공연의 연출이나 제작자와 인터뷰를 통해 짧게 주어진 쇼케이스로는 모두 보이지 못한 이야기들까지 관객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

비가비의 쇼케이스
바로 그 쇼에 우리 비가비가 서게 된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였고 격파물인 송판도 부족한 상태여서 급하게 머리를 짜 맞춰 쇼케이스를 준비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7분! 일반적인 태권도 시범과는 다른 태권타악퍼포먼스 비가비만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면서도 재미있는 극의 요소들을 찾아 조합했다. 새벽부터 숙소 주차장에 모여 특별 연습을 진행했다. 송판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기 위해 송판이 무려 18개나 들어가는 다방향 세트를 빼기로 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공연장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막상 공연장에 가보니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너무 가깝고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의 사이즈가 작아 연습했던 격파의 동선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태권도 시범의 최고봉인 국기원 시범단의 단원이었으며 지금은 수석코치인 백전노장 성시훈 태권도연출의 센스있는 연출로 객석의 관객들에게 격파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즉석에서 격파의 방향과 순서 등을 조절하였다. 모두 하나로 혼연일치가 되어 만들어낸 무대였다.

픽 오프 더 프린지 리허설장면
공연이 끝나고 무대로 나가 마빈 스튜터와 인터뷰를 했다. 정무관이라는 오래된 태권도 도장에서 함께 수련하던 수련생들이 두 패로 나뉘어 다투다가 서로 화합해서 보다 멋진 단합된 태권도를 이루어낸다는 전체 극의 내용과 3년전에 프린지 페스티벌에 거리공연으로 참가했었다는 이야기와 한번 더 프린지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어셈블리극장에서 공연하고 싶다고도 했다. 마빈은 비가비가 어디에서 공연되고 있는지 관객들에게 알려주었고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은 공연이라며 매우 아쉬워했다.

이 쇼에 비가비가 올라가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거리공연을 잠시 보고 극장 공연을 찾아 온 파멜라라는 여기자님께서 직접 마빈에게 전화하여 우리 팀을 소개했다고 한다. 어제 저녁 통화하게 된 픽 오브 더 프린지에서는 에딘버러에서 비가비의 공연 기간이 너무 짧아 망설였지만 공연에 매료되어 선정하였다고 했다.

거리공연에서 극장공연으로 그리고 최고의 공연으로 선정된 비가비! 짜여진 각본처럼 하나씩 이루어가는 비가비는 분명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 그리고 슬픔과 아픔을 품고 멀리 날고 더해 날아갈것이다!

성상희 단장이 마빈 스튜터씨를 인터뷰하는 모습
성상희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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