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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美잭슨홀 회의 5년만에 불참 논란
입력 2014-08-17 11:3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금리 정책 향방을 가늠할 수도 있는 잭슨홀회의에 올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은 총재가 이 회의에 불참하기는 5년만에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21∼23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서영경 부총재보를 대신 보내기로 했다.
이 총재는 잭슨홀 회의 기간에 별다른 공식 일정은 없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올해 주제가 노동 분야인데다가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중앙은행 등 주요국을 뺀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은 별로 참석하지 않아 굳이 직접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간에 기준금리 인하의 정책효과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9월 7∼8일 스위스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세계 경제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잭슨홀 회의가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양적완화 종료에 이어 내년 중·후반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미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사전에 감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잭슨홀 회의는 연준 산하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1982년부터 고산지대 휴양지에서 매년 8월 열어온 학술회의 성격이 짙은 행사이지만, 2010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등 중요한 내용을 밝히면서 매년 국제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 김중수 전 총재는 재임기간인 2010∼2013년 4년 내리 이 회의에 참석했다.
김 총재 전에 한은을 맡은 이성태 총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2010년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연설이후 달라진 이 회의의 중요성 때문에 김 총재는 매년 참석했다.
올해 잭슨홀 회의 주제가 통화정책은 아니지만 오히려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에 한층 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차장은 "이번 회의는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리인상 시점을 좌우할 '고용시장 재평가'를 의제로 채택, 벌써부터 국제금융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 결정에 유휴노동력, 실업률, 임금상승률 등 노동시장 지표를 중시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월가의 '큰손들'이 상당수 배제돼 출구전략을 둘러싼 뜨거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이번에 옐런 의장이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할 것이라고 지난 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은 관계자는 "외국의 석학이나 금융인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성향의 김중수 총재라면 참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재임기간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 등의 비판을 들었지만 대규모 국제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신흥국의 입장을 대변해 발언하면서 한은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연준은 월 850억달러에 달하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작년 12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현재는 250억달러로 축소한 상태이며 오는 10월이면 양적완화 축소를 끝내고 내년 중·후반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국제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으로 치면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회의 등을 계기로 첫 금리 인상 시점 등 연준의 출구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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