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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해무’ 김윤석, 그의 이유 있는 자신감
입력 2014-08-17 10:52 
사진=곽혜미 기자
한 때 여수 바다를 주름잡던 전진호는 더 이상 만선의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감척 사업 대상이 된다. 배를 잃을 위기에 몰린 선장 철주(김윤석 분)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선원들과 함께 낡은 어선 전진호에 몸을 싣는다.

선장을 필두로, 배에 숨어사는 인정 많고 사연 많은 기관장 완호(문성근 분), 선장의 명령을 묵묵히 따르는 행동파 갑판장 호영(김상호 분), 돈이 세상에서 최고인 거친 성격의 롤러수 경구(유승목 분), 언제 어디서든 욕구에 충실한 선원 창욱(이희준 분), 이제 갓 뱃일을 시작한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 분)까지 여섯 명의 선원은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을 시작한다.

그러나 망망대해 위에서, 그들이 실어 나르게 된 것은 고기가 아닌 사람이었다. 선장 철주는 삶의 터전인 배를 지키기 위해 선원들에게 밀항을 돕는 일을 제안한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온 수많은 밀항자들, 그리고 운명의 한 배를 타게 된 여섯 명의 선원들. 그 가운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가 몰려오고 그들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 ‘해무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김윤석이 돌아왔다. 이번엔 선장이다.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활보하고 있는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재차 각인시키고 있다.

영화 ‘해무로 극장가를 찾은 김윤석은 자신의 확고한 생각과 솔직한 답을 내놓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의 모습에서 ‘해무에 대한 애착과 믿음이 깊고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극중 전진호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선장 철주 역을 맡은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변화하는 인간의 다층적인 내면연기를 펼치며 영화의 중심을 잡는 중요한 임무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해무는 원작 자체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이 좋은 작품을 어떻게 영상화 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생각보다 더 잘나왔던 것 같다. 철주의 첫 느낌은 ‘흥부였다. 흥부가 놀부 집에 가서 밥주걱으로 뺨을 맞고서도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더 때려달라고 하지 않나. 철주 역시 그럴 것 같았다. 아버지, 가장으로서의 상태라고 생각했다.”

김윤석을 비롯한 박유천, 김상호, 유승목 등 출연 배우들은 촬영에 앞서 뱃사람의 리얼한 모습이 담겨 있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공부했다. 뱃사람 그 자체를 표현해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본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는 배우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고기잡이로 생업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이를 담은 다큐도 수십 편이 된다. 배의 우두머리인 선장은 어머니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조업이 실패하고 어획량이 떨어질 땐 선주한테 야단도 맞는다. 힘든 직업이고 선장은 힘든 위치라는 걸 깨달았다. 또 선원들은 (밤이 되면) 잘 수 있지만 선장은 레이더망으로 계속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잘 수도 없다.”

김윤석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낀 뱃사람의 고충, 그리고 선장의 고충을 촬영하면서 그대로 체감했다. 선장실에서 홀로 있는 그의 모습이 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히려 괴로웠고 외로웠다. 여기에 실제 바다 위에서 이루어진 촬영이라 ‘배멀미까지 더해졌고, 고충은 배가됐다.

배멀미는 스태프들까지 다들 힘들어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지나니 적응을 다 했던 것 같다. 다들 힘들었지만 배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동고동락하다보니 돈독해지기도 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편한 점도 있었다. 바로 ‘의상이다. 뱃사람이라 의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됐고, 헤어스타일 역시 다시 만지고, 정리하고, 신경 쓰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진지한 눈빛으로 작품을 이야기하던 김윤석은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뱃사람이라 의상이 구김이 가고 그런 의상이 아니었다. 정말 편했다. 배위에 그냥 눕기도 하고 밥 먹고 나서 편하게 한숨 자기도 하고. 의상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헤어스타일도 필요 없었다. 선원 멤버 중에선 누가 가장 뱃사람 같았냐고? 당연 김상호지. 하하하.”

‘해무 출연 배우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배우는 아이돌 그룹 JYJ 멤버 박유천이었다. 김윤석은 박유천과의 호흡에 대해 물으니 굉장히 편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돌 출신들이 연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선입견까지 거침없고 솔직하게 설명해갔다.

박유천은 마인드가 열려있는 친구였다. 박유천이 밖에선 JYJ 멤버, 아이돌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저 전진호의 막내 선원일뿐이었다. 아이돌의 선입견에 대해 묻는데 사실 아이돌 자체를 모른다. 관심도 없고.(웃음)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선입견도 없다.”

그간 김윤석이 맡은 캐릭터를 살펴보면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역할이 많았다. 그에게 이런 어두운 역이 끌리는 건지, 많이 들어오는 건지를 물으니 어두운 역할이 영화 ‘화이 ‘황해 등을 말하는 건데, 그런 작품은 놓칠 수가 없다. 먼 훗날 내 필모그래피를 살펴봤을 때도 배우로서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해무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석에게 2014년은 유난히도 바쁜 해다. 영화 ‘해무부터 ‘타짜2 ‘쎄시봉 ‘극비수사까지. 다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작? 올해만 유일할 거다. 내년부터 그렇진 않을 거다”고 껄껄 웃으며 말하던 김윤석은 그만의 현명한(?) 체력 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체력 관리는 따로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최고의 체력 관리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호기심이 없으면 몸이 축축 쳐지지 않냐. 흥미와 호기심을 갖는 게 체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마인드의 문제인 것 같다. 정신에 대한 문제.”

사진=곽혜미 기자
완벽한 연기면 연기, 지혜롭게 체력을 관리하는 김윤석은 마지막으로 문학과 영화 둘 다 잡으려면 ‘해무를 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인적으로 ‘해무를 통해 좋은 시나리오를 고르는 게 영화 선택의 기준이라는 걸 느꼈다. (좋은 시나리오엔) 캐릭터, 스토리가 다 담겨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해무는 앞서 개봉한 세 편의 영화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면이 있다. 개성이 강한 영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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