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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성공률 놀이’하던 ‘온실 속 화초’ 기성용 없다
입력 2014-08-17 00:03  | 수정 2014-08-17 11:28
기성용은 맨유전에서 선제골뿐 아니라 수비공헌과 모험적인 패스에서도 전보다 나은 모습이었다. 게리 몽크(왼쪽)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드낭 야누자이(가운데)와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맨체스터)=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의미 없는 패스성공률에 집착한다. 모험적인 패스가 없다. 수비 적극성도 떨어진다.” 미드필더 기성용(25·스완지 시티)에 대한 일각의 비판 여론을 요약하면 아마 이와 같을 것이다.
‘옵타스포츠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3-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당시 선덜랜드 AFC로 임대됐던 기성용은 패스성공률 90.7%로 이 부분 10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안정적으로 옆과 뒤로 공을 돌린 결과의 산물일 뿐 공격 전개의 전진성이 아쉽다는 비판이 꾸준히 존재했다.
중원에서 수비형/중앙/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는 하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위치인 선수로는 수비 공헌이 아쉽다는 지적 역시 마찬가지다.
선덜랜드 임대를 마치고 스완지로 복귀한 기성용은 16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PL 개막전에서도 4-2-3-1 대형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스완지 복귀 후 첫 공식경기에서 28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2-1 승리의 물꼬를 튼 것은 호평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맨유전에서 기성용이 정말로 칭찬을 받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그동안 지적됐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눈에 보였고 구체적인 성과까지 냈다는 것이다.
‘옵타 스포츠의 자료를 보면 터치 49회와 패스 36회로 모두 팀 5위에 그쳤다. 팀 공격 전개를 전담했다고는 볼 수 없는 수치다. 패스성공률 88.9%(32/36)는 스완지 선발 11명 중 1위이나 맨유로 간다면 5위권으로 경기장 안에서 돋보이는 수준은 아니었다.

기성용의 장점으로 칭송된 ‘안정감 관련으로 공격 과정의 점유 상실이 없었고 실책은 1회뿐이었다는 것에 주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태클 2회와 가로채기 4회, 걷어내기 2회는 어떤가? 태클과 걷어내기는 모두 성공했고 가로채기는 팀 공동 1위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역할에 어울리는 수비 공헌을 보여준 것이다.
패스성공률이 90% 미만이라고 아쉬워하는 기성용 팬이 있다면 정말 쓸데없는 생각이다. 기성용은 비거리 22.86m 이상의 긴 패스를 3차례 시도하여 모두 성공했다. 양 팀 선수 중 ‘스루패스를 시도한 2명 중 1명이자 이를 성공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옵타 스포츠가 집계하는 ‘스루패스는 ‘상대 수비진으로 쇄도하는 동료에게 구사하는 패스, 즉 동료가 상대 수비진을 통과하여 골문으로 달려가도록 하는 패스를 말한다. 성공하면 단숨에 득점에 근접할 수 있으나 실패하면 역습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다.
기성용은 맨유전에서 긴 패스와 스루패스를 4회 시도하여 모두 성공했다. 이전보다 향상된 수비공헌뿐 아니라 거리가 멀거나 도전적인 패스를 구사하고 모두 성공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수비에 소극적이고 패스성공률은 높으나 안전한 패스만 한다던 기성용에 대한 비판. 적어도 맨유전에서는 이런 기성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시련이 한층 성숙한 경기력을 낳은 것일까? 남은 시즌에도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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