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기민감한 금융·철강·금속株 노려볼만
입력 2014-08-14 17:30  | 수정 2014-08-14 22:18
■ '금리 0.25%P 인하' 이후 투자전략 어떻게
'예상된 호재는 확인과 동시에 소멸된다.'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시장은 화답하지 않았다. 전날(13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코스피는 20포인트 넘게 오른 반면 이날 금리 인하가 단행되자 주가 상승폭은 1포인트를 넘지 못했다. 코스피는 장중 2056까지 밀렸다가 전거래일보다 0.86포인트(0.04%) 오른 2063.22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금리인하의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증권과 건설주는 하락세가 뚜렷했다. 증권 업종은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3% 넘게 올랐지만 14일에는 0.71% 낮아졌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이 모두 0.88% 하락했고 우리투자증권(-1.26%) 현대증권(-1.01%) 신영증권(-1.27%)이 1% 넘게 떨어졌다. 이자 부담 감소 및 부동산 경기회복과 맞물려 금리인하 수혜가 점쳐졌던 건설 업종도 이날 0.8% 빠졌다. 대림산업(-1.76%) GS건설(-1.62%) 현대건설 (-0.47%) 등 대표 건설주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 밖에 금리인하에 따른 원화약세 추이 전망에 따라 IT, 전자와 자동차 같은 수출주 강세가 예상됐지만 이들이 속한 전기전자 및 운수장비 업종도 각각 0.3%, 0.73%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크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세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1933억원을 순매수했고, 배당과 부동산 경기부양 같은 정책 모멘텀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시장은 금리인하와 동시에 '알파(α)'를 기대했는데 알파가 없다보니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을 감안하면 향후 증시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 김학균 팀장은 "통화정책 재료가 소진된데다 지난 13일 중국 경기지표들이 예상보다 나쁜 점이 코스피 상승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전달보다 각각 0.2%포인트 축소됐고 신규 대출액도 지난 6월의 3분 1에 그쳤다.
그러나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데 따른 투자전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화정책도 경기부양쪽으로 돌아선 만큼 수혜가 될 만한 대형 경기민감주로 갈아타고 채권 대신 주식투자 비중은 늘릴 것을 조언했다. 특히 채권투자는 당장 추가 금리인하보다는 이미 금리가 사상 최저치에 와 있고, 미국에서는 조기 금리인상 논의가 시작되는 등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인하된 기준금리가 바닥권이라고 생각하면 채권값은 반대로 떨어지게 돼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경기확장 국면인 만큼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배당 확대 기대주, 낙폭이 큰 경기민감주들로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의견이 많았다. 기관투자가들도 최근 금융 철강 금속 등 가격이 싼 경기민감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 밖에 하이일드 채권이나 시니어론 펀드보다는 물가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평가 논란을 계기로 하이일드 채권이나 시니어론 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반면 국내 물가채는 저평가되어 있어 투자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병호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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