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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소비심리위축 장기화" 거듭 우려…15개월 만에 금리인하(종합)
입력 2014-08-14 14:30  | 수정 2014-08-15 14:38

"소비심리위축이 장기화돼 그것이 경기하방리스크를 현실화시키는 그런 사태는 없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물가 부담이 적은 점도 고려해서 금리를 내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과 관련,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소비심리위축을 거듭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세월호 사태가 터졌을 때 우리(한은)는 이번 충격이 분명히 내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2분기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회복세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소비심리가 7월까지도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정부의 경제정책(41조원 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과 함께 상승작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개선시키면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이 총재는 "현 수준(연 2.50%)으로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1명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2.25% 수준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키로 했다. 이는 2010년 11월 이후 3년10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며, 앞서 한은은 작년 5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기자간담회에선 금리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리는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 요인을 분석해보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택경기였다"며 "이것이 가장 주된 요인이었는데, 지금 경제여건이라던가 인구구조의 변화, 주택 수급상황을 볼 때 가계부채 규모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증가는 규모로만 볼 것이 아니라 소득증가와의 관계에서 함께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물가 지속에 따른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 등에 따른 경지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디플레를 우려할 때 저물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느냐 등을 놓고 판단한다"며 "현 수준에서 디플레로 빠질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간 정치권 등에서 '금리인하' 압력성 발언이 쏟아졌던 것을 미뤄볼 때 이번 금리인하에 외부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금통위가 스스로의 판단에 배치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이번 판단은 금통위 스스로의 독자적 판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외부에서 금통위에 기준금리 인하를 공공연히 주문하는데 대해선 "(정치권 등에서 금리인하) 발언들이 잦다보면 금리정책과 관련해서 일반인들에게 중앙은행의 중립성을 의심하게 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소비심리개선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이 총재는 "금리를 결정할 때는 모든 것을 다 고려하기 때문에 그 하나(소비심리개선)만을 보고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정인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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