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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카 여왕’ 김연자의 눈물 “고국서 노래하고 싶다”
입력 2014-08-14 14:00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고국 팬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다." 데뷔 40주년을 맞은 가수 김연자는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에서 결국 이 말 끝에 눈물을 쏟았다. 그가 다시 환하게 웃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보는 이의 마음은 아렸다.
김연자는 14일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김연자는 1974년 TBC '전국가요 신인스타쇼'에서 우승한 뒤 같은 해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말을 해줘요'로 데뷔했다. 이후 1987년 일본에 진출해 큰 인기를 끈 원조 한류스타다.
그럼에도 그는 국내 언론과 친숙하지 않았다. 결혼과 이혼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인만큼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았다. 김연자는 1981년 어린 나이에 18세 연상의 (재일교포 2세) 일본인과 결혼했다. 일본에서 성공한 가수 겸 여자로 알려졌으나 사실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음이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정상급 가수로서 하루에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지만 당시 실질적 매니저였던 남편으로부터 수익금을 거의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3년 전 빈털터리로 이혼한 채 귀국했다.
김연자는 "남편과 이혼한 후 회사를 직접 차려서 대표직 맡고 있다. 그간 돈을 많이 벌었지만, 제 명의로 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답답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신곡 '쟁이쟁이'가 곧 발표된다. 일본에서는 10월 8일 새 앨범이 나온다. 그는 한국과 일본 활동을 병행한다. 한국에서는 같은 달 11일 그의 고향인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내년 봄께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투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사진=유용석 기자
"돈 떨어지니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하는 것 아닌가?"라는 일각의 시선이 존재한다. 한때 '엔카의 여왕'으로 불린 그로서는 잔인한 현실이다.
김연자는 "제로(0) 상태로 한국에 돌아왔다. 이유가 돈이 될지 아닐지 모르지만, 고국의 팬들과 가족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하지만 그렇게(돈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달게 받겠다. 한국에 진작 와서 활동하고 싶었으나 시댁이 일본인데다 하던 일은 마지막까지 끝내려 하는 성격이라 여의치 않았다"고 울먹였다.
김연자는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남 탓은 하지 않겠다. 그 동안 세상 물정을 너무 몰랐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갈 길을 찾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똑똑한 여자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여러분 곁에서 좋은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게 가수로서 내 할 일이다. 많이 사랑받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그제서야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연자는 무대를 가리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생각"이라며 "개그콘서트도 매일 보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개그맨) 송병철 씨 팬이다. 정말 잘생겼다. 예전에는 한무·임하룡 선배님 같은 분들 밖에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후배 가수들과 한국 성인가요 시장을 위한 애정어린 당부도 조심스레 잊지 않았다. 장윤정 박현빈 등이 속한 '트로트계 SM' 인우기획조차 얼마 전 폐업을 신고한 상황에서 나온 그의 말은 의미가 있다.
김연자는 "일본은 엔카 원로 가수들이 존중받는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가수들 스스로도 노력해야겠지만 그들의 위상을 만들어주는 건 팬 여러분이다. 매스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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