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매력 있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다수 등장합니다. 이 캐릭터는 관객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가상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가상인터뷰는 극중 캐릭터의 설정을 반영한 픽션입니다. 실제 인물의 생각과는 무관할 수 있음을 밝힙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켜버렸던 때, 해적에서 산적단으로 이직한 유명인사가 있다. 바로 철봉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전대미문 국새 강탈 사건으로 조정은 혼란에 빠지고, 이를 찾기 위해 조선의 난다긴다하는 무리들이 바다로 모여들었을 당시, 여월의 해적단에 속해 있던 철봉이 산적단으로 이직을 한 것.
철봉은 바다에서 버림받고 산으로 터전을 옮긴 뒤 현실과 타협하여 산적 서열 30위에서 시작하지만 고래의 생김새를 알고 배를 운전할 줄 안다는 이유로 서열 2위로 초고속 승진했다. 장사정의 산적 일당에게 온갖 구박을 다 받았던 그는 터무니없는 실력과 상식으로 고래를 잡아 국새를 차지하겠다는 산적들이 황당하지만 꿋꿋하게 바다를 향한 여정에 동행해 인생에서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철봉(이하 철): 아니, 나가 또 소중한 사람이 되었나? 우짠일로 나를 찾아왔을까.
손진아 기자(이하 손): 국새를 찾겠다고 나선 해적과 산적을 모두 경험해 분이 유일하게 한 명이잖아요. 꼭 뵙고 싶었어요. 해적과 산적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 좀 들려줄 수 있나요?
철: 허허. 그렇다면 날 제대로 찾아오긴 했네. 그럼 오랜만에 그때 일을 쫘악 읊어볼까나? 당시 국새가 없어져서 왕은 국새를 빨리 찾아오라고 하고 신하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왕의 불호령에 밑에 사람들은 국새 찾기에 나섰는데 사실은 이 국새를 고래가 먹었던 거더라고! 이걸 해적, 산적 모두가 다 알게 됐고 그 후론 고래만 찾아다녔다니껜.
손: 바다에는 정말 많은 생물들이 존재하잖아요. 국새를 찾기 전에 고래를 본 적이 있었나요?
철: 그걸 말이라고? 나야 해적 활동할 때 숱하게 봤지. 난 당연히 고래가 얼마나 거대하고 고래 눈알 하나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지만 이직한 곳의 산적단들은 고래가 뭔지, 새끼를 낳는지, 그냥 물고기인지 본적이 없어서 감을 못잡더라고. 하하하. 처음에 산적단에서 해적 경력 인정 안해줘서 서열 30위였는데 고래 때문에 2위로 올라오기도 했다니껜. ‘고래 등에서 물줄기가 촤아악~하면서 설명해주니까 두령이고 뭐고 꿈뻑 죽더라고.
손: 고래 말고 다른 바다 생물도 많이 봤었나요? 고래가 어떤 생물인지 전혀 감을 못잡았다고 하는 것도 신기하네요.
철: 날치 알지~? 내가 날개 달린 날치가 쒸~ 쒸~ 하면서 설명해줬는데 귀신 하나 본 것 마냥 입 벌리고 멍하게 쳐다만 보고 있더라고. 얼마나 웃기던지. 하하하. 고래 잡으러 가기 전에 큰 배가 필요해서 바다 수영을 쪼까 해야겠는디 글쎄 산적단에서 수영을 아무도 할 줄 모르는 겨! 그래서 내가 바다 수영에 대해 설명도 기똥차게 해줘버렸당께?
손: 살짝 시범 가능한가요? 하하.
철: 바다는 말이여. 민물하고는 달라. 음~파 음~파 요것만 기억하면 돼. 그러다가 등신마냥 파~음 파~음 하면 그냥 뒤지는 겨! 하면서 설명했지. 산적 이직하고 서열 2위일 때가 좋았는디…. 지금 생각하면 내 팔자는 육지인 것 같기도 하고잉.
손: 해적과 산적의 우두머리가 누구였는지도 궁금해요. 해적은 여자였다고 하던데?
철: 그게 소문이 났었나? 해적단의 우두머리는 여월이라고 미모도 아름다운데 검술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지. 과연 조선 바다 최고의 여자 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랑께. 다만 남자한테 단호박 같은 면이 있어서 그게 조금 아쉬웠달까. 허허. 산적단 두목은 장사정이라고 내가 두령이라고 불렀지. 두령도 가만히 입 다물고 있으면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입만 열면 깨~. 허당끼 다분하지만 배짱 하나는 우리 두령 따라올 자 없당께. 하하하. 아마 해적단 산적단 모두 있었던 경험은 평생 다시 오지 않을 거 같아. 두 곳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때는 해적단 산적단 사이에서 날 가지고 싸웠을 때! 왜 갑자기 내가 소중한 사람이 되었지?라는 행복한 생각이 절로 들게 했던 때라니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