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황, `에어포스원` 아닌 전세기로 방한 "비즈니스석 이용"
입력 2014-08-14 08:01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같은 전용기가 없다. 교황은 전세기로 방한한다.
가톨릭 교회의 영적 지도자이자 로마 안에 있는 도시국가 바티칸시티의 국가원수이기도 한 교황에게 전용기가 없다는 것은 다소 뜻밖이다.
그러나 교황청은 그동안 교황의 외국 방문 때마다 민간 항공기를 빌려 사용해 왔다. 로마에서 출국할 때는 이탈리아 국적기인 알리탈리아항공을 임차하고 외국 방문 뒤 돌아올 때는 방문국의 국적기를 빌려온 게 관례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 때 알리탈리아항공의 에어버스 330 전세기로 한국을 찾고 귀국 때는 대한항공의 보잉 777기를 이용한다.

'에어포스 원'과 같은 국가 정상의 전용기가 아니라 민간 여객기이다 보니 방어용 무기 등이 전혀 장착돼 있지 않고 전세기에 지휘통제센터도 없다.
또 교황의 좌석도 일등석이 아니라 이보다 등급이 한 단계 낮은 비즈니스다.
알리탈리아항공 여객기에는 일등석이 없어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석밖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석 첫 줄에 혼자 앉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일한 특권이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전세기에는 교황청 관계자와 기자 등 100명가량이 탑승한다.
13일 오후(현지시간) 로마에서 출발한 방한용 전세기는 비즈니스석 구역에 이어두 구역으로 나뉜 이코노미석이 이어지는 구조로 좌석 배치가 됐다.
비즈니스석에는 교황 이외에 추기경, 대주교 등 교황청 주요 인사들에게, 그다음 이코노미석 구역은 일반 수행원들에게 배정됐다.
취재진은 이날 가장 먼저 비행기에 탑승해 마지막 이코노미석 구역에 자리를 잡았으며 교황의 방한에는 외국 언론의 취재 경쟁도 치열해 70석의 취재진용 좌석은 만석이 됐다.
방한용 전세기의 좌석 머리받이에는 교황청 문양을 새긴 알리탈리아항공의 특별제작 커버가 걸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청 인사로는 가장 먼저 비행기에 올라 출발에 앞서 각국 취재진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으며 검소하고 서민적인 것으로 이름 높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세기 사용에도 전임 교황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교황청은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위해 알리탈리아항공 여객기를 임차해서 책상 등을 설치하고 침대 등 휴식 공간도 따로 마련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브라질과 중동 방문 시 이마저도 원하지 않아 비즈니스 좌석만 이용했다.
비행시간이 11시간30분에 이르는 이번 방한 때도 이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십 차례 교황의 외국 방문을 수행 취재한 미국 보스턴 글로브지의 존 앨런 교황청 출입기자는 "전임 교황들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만을 위한 별도의 사무·휴식 공간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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