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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4주차 합의판정, 최고 드라마의 날
입력 2014-08-13 22:19  | 수정 2014-08-14 07:52
SK 벤치는 13일 잠실경기서 한이닝 두번의 챌린지로 3득점 역전극을 만들어내는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사진(잠실)=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지난달 22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도입된 프로야구 합의판정제도가 13일 곳곳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엮어내면서 그라운드의 조연으로 맹활약했다.
잠실 LG전에서는 지금까지 합의판정 신청을 못해본 유일한 벤치였던 SK 이만수 감독이 한 이닝 두 번의 합의판정을 연속 성공시키면서 경기까지 화끈하게 뒤집어내는 짜릿함을 맛봤다.
1-3으로 뒤져있던 4회초 2사1루서 2루로 뛰었다가 아웃판정을 받은 주자 나주환과, LG 류제국의 공에 오른 허벅지를 살짝 스쳤던 타자 임훈을 각각 2루와 1루로 살려 내보낸 합의판정이었다.
나주환이 아웃 콜을 받았을 때 한번은 끝났던 이닝. 이닝 교대시의 합의판정 타임리미트는 10초로 더그아웃 몇걸음 외출이면 후다닥 흘러가는 시간이다. 바로 두손을 훠이훠이 내저으며 ‘세이프 사인을 보낸 나주환의 노련함이 백점짜리 어시스트가 됐다. 지체없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뛰어나간 이만수 감독의 합의판정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LG 유격수 오지환의 태그에 앞서 나주환의 슬라이딩이 베이스를 흔든 장면이 확인됐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가 우르르 다시 불려 나온 LG 수비진. 상쾌할 리 없지만 멘탈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의 류제국이 세차게 흔들렸고, 타석의 임훈에게 던진 3구째가 몸쪽으로 크게 빠졌다. 볼 판정이었지만, 타자는 몸에 스쳤다고 항변. 이번에도 빠르게 뛰쳐나온 이만수 감독은 선수를 꽉 믿고 두번째이자 이날의 마지막 챌린지 카드를 곧바로 사용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바람과 함께 스친 공이 임훈의 유니폼을 흔든 그림이 확인됐다. 몸에 맞는 볼로 판정번복. 이후 정상호의 적시타와 류제국의 폭투, 대타 한동민의 적시타까지 드라마 같은 전개가 이어지며 SK는 4-3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종결된 이닝을 되살려 2사 1,2루를 만들어낸 두번의 합의판정이 사라졌던 시공간에서 무려 석점을 창조해내는 전과였다.
부산경기에선 넥센의 천하장사들이 연달아 카메라 렌즈와 맞붙었다
먼저 강정호가 2회초 2사1,2루서 롯데 선발 홍성민의 공을 힘차게 밀어쳐 사직구장 우중간 펜스 상단을 맞혔다. 판정은 홈런, 강정호의 시즌 33호 스리런포? 롯데 벤치가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노란 홈런라인의 아래에 맞고 떨어진 타구가 확인됐고, 홈런 판정은 2루타로 정정됐다.
3루까지 뛰었고, 홈런인줄 알았다가 2루까지 뒷걸음질을 당했던 강정호. 이후의 뚝심있는 반격이 드라마를 완성했다. 강정호는 세번째 타석이던 5회 1사후 기어이 사직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기면서 취소됐던 33호 홈런 기록의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끝내 33호 홈런 기록을 다시 써내는 저력을 뽐냈다.
넥센이 6-4로 앞선 5회말 1사1,3루에선 롯데 황재균의 깊숙한 플라이 타구때 홈으로 파고든 3루주자 손아섭을 향해 넥센 우익수 문우람의 그림 같은 노바운드 홈송구가 나왔다. 판정은 아웃.
그림에는 그림으로 맞섰다. 김시진 감독이 합의판정을 신청했고, 판독결과 아깝게 태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그림이 잡혔다. 롯데의 추격 득점 인정.
역전과 설렘과 반격과 짜릿한 승부, 하루동안 스토리 메이커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합의판정이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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