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년 만에 드러난 여군 중위의 죽음
입력 2014-08-13 19:42  | 수정 2014-08-13 20:47
【 앵커멘트 】
4년 전 한 여군 중위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상관이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강원도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여군 심 모 중위가 남긴 일기장입니다.

당시 25살이었던 심 중위의 일기장에는 힘들다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심 중위의 어머니는 상관이었던 이 소령이 자신의 사무실로 딸을 불러내 3시간이 넘도록 붙잡아 두는가 하면,

밤 늦은 시각 단 둘이 운동하자며 부대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고 증언합니다.

▶ 인터뷰 : 고 심 중위 어머니
- "엄마 결혼을 못할 것 같다, 엄마 내가 대대장실에 들어가고 있는 거…, 정말로 CCTV를 하나 달고 싶다, 한 시간 동안 우는 거에요."

당시 군 당국은 심 중위가 개인적인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심 중위가 숨진 지 넉달 뒤 군 당국은 이 소령이 심 중위와 다른 여군들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오면서 다시 감찰 조사에 나섭니다.

조사 결과, 이 소령은 임신한 여군에게 "남편과 자주 만나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남편이 맞느냐"며 고함을 친 것은 물론, 스트레칭하는 여군에게 "허리를 잘 돌린다"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리더십이 부족해 일어난 일이라며 단순 경고에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서상원 /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
- "내용들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징계를 해야만 하는데 구두 경고를 하는 걸로 그쳤고, 결국 그 지휘관은 다른 곳에 가서 또다른 성희롱을…."

군에 몸담고 있는 여군은 8천8백여 명.

솜방망이 처벌이 제2, 제3의 심 중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김동욱 VJ
영상편집: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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