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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무` 유승목 "제 베드신이 잘 보인다고요? 핫핫핫"
입력 2014-08-13 11:58  | 수정 2014-08-14 09: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해무'(13일 개봉)의 배우 유승목(44)은 느릿느릿한 말투였지만, 하고 싶은 말을 꼭 집어 다 얘기했다. 정사신 때문인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역할이라고 했더니 "아마도 그동안 못 보던 인물이 영화에서 보이니깐 새로워서 더 관심과 시선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전진호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바다 안갯속 밀항자를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유승목은 전진호 롤러수 경구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승목은 사실 출연 전부터 '해무'에 애착을 보였다. 그가 먼저 하고 싶다고 졸랐다. 졸랐다는 표현이 이상할 수 있지만, 용기 있는 자가 배역을 따낸다고 했던가. 그는 '해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주위 지인들이 이 작품에 제가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제껏 작품을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드린 적이 없었죠. 봉준호 감독님과 '살인의 추억'을 함께한 연이 있어서 감독님에게 문자를 드렸습니다. 해외에 있던 감독님이 '저야 승목씨 팬인데 이 영화의 감독은 따로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다행히 '해무' 쪽에서 연락이 와서 심성보 감독님을 만났는데 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심 감독님에게 '이건 저를 위해 쓰신 것 같다. 제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고민하셨겠지만 저를 선택해주시더라고요. 좋았죠. 말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내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은 됐지만요."(웃음)
물론 연기 실력이 없었으면 출연은 턱도 없는 소리다. 유승목은 1993년 초 연극 무대에 선 것을 시작으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기해 왔다.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연출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배우다. 물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다른 일을 겸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일을 겸하기 시작하면 연기에 쏟아 붓는 노력이 절감됐을 것이고, 결국 포기하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짚었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매해 작품을 해나가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승목은 "좋은 작품이 많았다"며 "쉬는 시간이 많지 않다. 역할들이 잘 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고마운 일이고, 복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해무'라는 좋은 작품에 참여한 것 역시 복이 많았다는 생각이다. 주위에서 "진짜 좋은 역할 맡은 것 아냐?"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유승목은 특유의 느릿한 말을 이어가며 웃었다.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 다른 배우들과 함께 배를 탄 게 정말 행운이었죠. 물론 관객이 많이 봐주시는 것도 바랍니다. 최소 500만 명 정도? 하하하."
또 한 가지, 소속사 선배인 김윤석으로부터 배운 게 많다는 것도 좋다.
"윤석 형님 연기를 보고 많이 느꼈어요. '작품 전체를 보면서 큰물에서 연기를 펼치시는구나' 생각했죠. 그 안에 푹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나도 저래야 되겠구나!' 했죠. 항상 형님은 방에서 맛난 음식을 사주시면서 작품 얘기를 많이 해 줘요. 이번에도 '해무' 관련해서 동영상이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배 위 선원 모습이 이렇더라. 바다에서는 또 이렇게 하더라. 이거 봐봐' 라고 하시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답니다. 생각했던 선배님과 다른 모습이었다니까요."(웃음)
유승목은 "'해무' 출연으로 앞으로 더 좋은 연기 보일 수 있고, 더 잘할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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