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 추진에 한은이 금리 인하로 화답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128개 기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82개 기관 115명이 응답한 결과를 보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전문가들은 지난달 5.4%에서 이달 81.7%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확장적 재정정책(41조원 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과 한은의 통화정책과의 공조 가능성을 금리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이민구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의 41조원의 규모의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면 금융시장 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도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소비 등 내수 개선세가 미약해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국내 경기 회복세 제고를 위한 정책조합의 필요성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칫 정부와의 정책공조 시기를 놓칠 경우 김중수 한은 전 총재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실기 논란에 다시 휩싸일 수 있다는 부담감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점이 금리인하 전망에 비중을 더 두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실물경제를 보면 소비 등 내수 개선세가 미약해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양상이다. 제조업 생산(전년 동기 대비)은 1분기 1.8%에서 2분기 0.3%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소비는 세월호 사고 여파로 4월중 악화됐다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세월호 사태에 따른 소비 침체가 단기적 영향에 그칠지는 두고봐야할 상황이다.
한은은 이러한 경제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0.2%포인트 낮췄다. 2분기에는 전기 대비 0.6% 성장해 2012년 4분기(0.4%)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감지되고 있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빚 우려에 더해 금리인하 효과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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