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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존’, 외국인투수보다 타자에게 더 어렵다?
입력 2014-08-13 07:30  | 수정 2014-08-13 12:04
LG의 대체 외국인타자인 스나이더는 ‘K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2일 현재까지 68타석에서 벌써 스무 차례 삼진. 볼넷은 6개 뿐으로 최악의 4구/삼진비율(0.30)을 기록중이다. 지난 9일 한화전 3회 만루 기회에서 삼진을 당하고 아쉬워하는 스나이더.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또 한명의 한화 출신 빅리그 투수 케일럽 클레이(LAA)가 11일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웠음을 호소한 ‘KBO의 스트라이크존. 그러나 ‘K존의 저격이 진짜 치명적일 수 있는 쪽은 외국인투수 보다 타자 쪽이라는 게 국내 현장의 관찰이다.
KBO의 스트라이크존은 높은 공에 인색한 작은 키가 줄곧 원성을 듣는다. 대신 메이저리그보다 뚜렷하게 잡아주는 존은 타자의 옆구리를 파고드는 몸쪽. 맞히면 장타가 나오기 쉬운 살짝 높은 공은 볼로 판정하고, 도저히 치기 힘든 몸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콜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한국 스트라이크존의 이러한 특성은 외국인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도전이지만, 투수에게는 각종 기록과 숫자가 나빠질 수 있는 ‘핸디캡 인 반면, 타자에게는 극복 못할 경우 완전한 실패로 이어지는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평.
높은 공의 스트라이크 콜이 빡빡하면, 타자들은 뜨는 공에 배트를 잘 내지 않는다. 투수들은 ‘하이볼이라는 효과적인 ‘헛스윙존을 잃게 된다. 이 상황은 확실히 투수들의 승부수를 제한하고, 공을 몰리게 만들어서 전반적인 타고투저, 투수들의 스탯 저하를 불러온다. 그러나 개별 외국인투수가 성패의 탓을 돌릴 변수이긴 힘든 이유. 볼 배합과 타자 상대전략에 변화를 주면서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타자에게 ‘K존이 치명적인 것은 몸쪽, 혹은 낮은쪽의 ‘K존 스트라이크를 처리하지 못할 경우, 승부에 결정적인 카운트를 속절없이 당할 수 있어서다.

올시즌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이 극심한 타고투저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외국인투수의 실패 원인은 될 수 없다"는 조웅천 SK 투수코치는 한국 스트라이크존 적응은 외국인투수보다 타자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높은 공을 안 잡아주면 투수한테는 1볼이다. 그쪽을 포기하고 좌우 위주로 공격한다는 대안도 있다. 그런데 타자는 몸쪽을 당하면 더 심각한 카운트인 1스트라이크다. 투수가 그쪽만 노리면 빨리 이겨낼 방법도 쉽지않다.”
외국인타자가 .‘K존에 대처하려면 높은 공은 깐깐하게 참아야 하고, 몸쪽과 낮은 공은 커팅할 필요가 있는데 국내팀들이 구하는 장타력 위주의 타자들에게는 반대 스타일이 흔한 것도 문제. 파워히터들은 ‘장타존인 높은 공에 공격적으로 배트를 돌리고, 까다로운 선구안이나 커팅 능력 같은 디테일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각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이 차이가 있는 것은 맞지만, 공 한두개 범위다. 제구력을 갖춘 투수라면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차이다. 매경기 다국적 심판을 만나는 국제경기에서도 수준급 투수들은 한두이닝만 지나면 거의 존에 맞춰 투구패턴을 조절한다”고 설명하는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존 등에 적응하는 변수 면에서 외국인투수보다 외국인타자의 영입 리스크가 크다”고 봤다.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한명씩 늘어나고, 전 선수 동일 포지션 금지 조항이 추가되면서 올시즌 모든 팀들이 보유하게 된 외국인타자. 리그의 폭발적인 타고투저에 기여한 세력이면서도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팀간 희비가 크게 엇갈린 속에 각팀은 역시 용병은 타자가 제대로 뽑기 힘들다는 데 입을 모은다. 만약 외국인선수 엔트리 조정이 일어나면, 다시 투수 집중이 안전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그러나 적응하고 이용할 수 있으면 타자에게 유리한 좁은 존. 한번씩 들어맞으면 ‘초대박이 터지는 게 타자 카드의 매력이다. 매 경기, 그것도 4, 5번씩 나오는 나바로(삼성) 같은 톱타자를 건지는 팀도 있으니, ‘K존징징의 리스크를 각오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외국인타자 구하기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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