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톰 잭슨 퍼거슨시 경찰국장은 앞서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시에서 마이클 브라운(18)이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한 사건을 FBI가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며 이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고교를 막 졸업한 비무장 흑인 청년 브라운의 사망에 도시 전체가 들끓고 있는 탓이다. 경찰은 사고 이후 브라운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으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경찰이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브라운의 부모는 "브라운은 누구도 괴롭힌 적이 없는 아이"라며 "사회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퍼거슨시는 인구 2만1000여명의 소도시로 주민 3분의 2가 흑인이다. 브라운의 사망에 추도 예배를 한 흑인들을 중심으로 항의시위가 벌어졌고 밤에는 약탈과 폭력사태로 번지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10일 밤에만 절도와 폭행 혐의로 32명이 체포됐다. 현지 학교는 치안 불안으로 여름방학 후 첫날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헙회(NAACP)는 지난 2012년 흑인 고교생이 자경단 조지 지머먼에게 총격 살해된 '지머먼 사건'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NAACP는 "흑인 젊은이들이 경찰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FBI 차원의 수사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1992년 백인 경찰들의 흑인 구타에서 시작된 LA 폭동 사태가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미주리주 정치권도 투명한 조사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미주리주 출신의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인 로이 블런트, 민주당의 클레어 맥캐스킬 의원은 각각 별도 성명을 내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 역시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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