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통령 풍자작품 전시유보에 항의…작품 철거 잇따라
입력 2014-08-11 15:06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작품 전시가 유보된 데 대해 동료 작가들이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출품한 작품을 철거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 1980년 그 후'가 열린 광주 시립미술관에서 참여작가 이윤엽 작가와 홍성민 작가가 자신들의 출품작과 다른 동료작가 정영창 작가의 출품작까지 모두 3작품을 철거했다.
이날 철거된 작품은 이윤엽 작가의 '대추리에서 세월호까지', 홍성민 작가의 '아시아의 숲', 정영창 작가의 '정대세' 등 초상화 작품이다.
이윤엽 작가는 작품을 철거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이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전시 유보결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며 "비엔날레에서 그 정도도 소화하지 못하는가, 광주가 이 정도인가 나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예술과 문화는 그 자체가 '정치적'"이라며 "이번 전시가 광주 정신을 모토로 시작했음에도 불구, 작품을 걸기도 전에 왈가왈부하는 비엔날레 재단의 수준이 안 된다"고 평가했다.
이 작가는 "한마디로 천박한 행태"라며 "이런 전시회에 내 작품이 걸리는 것 차체가 치욕이어서 작품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료 작가 정영창 작가의 작품과 함께 자신의 작품을 철거하기 위해 나온 홍성민 작가는 "대통령 풍자조차 포용할 수 없을 만큼 광주정신을 표방한 비엔날레 측의 행태가 저급한 수준이다"며 "(대통령 풍자) 그것 하나 못하면서 어떻게 광주정신을 주제로 전시를 하느냐"고 말했다.
홍 작가는 서울에서 일부 동료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 이날 오후께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 비엔날레 재단 측은 "사전에 작가들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며 당황스러워하며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고 작가들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재단 측은 "그럼에도 작가들이 자신들의 출품작을 철거하겠다고 해 그렇게 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80년대 대표적인 민중미술작가인 홍성담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 특별전에서 오월 광주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보듬는 내용의 대형 걸개그림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을 광주시가 수정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어 전시가 보류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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